수능 한국사-물리Ⅱ ‘출제 오류’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1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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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가원 ‘복수 정답-모두 정답’ 인정
한국사는 당락에 큰 영향 없지만 물리Ⅱ 표준점수 하락땐
최상위권 수험생 피해 클 듯

 201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수능 역사상 두 번째로 ‘한 해 두 문항 오류’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25일 “2017학년도 수능에서 한국사 14번은 복수 정답, 과학탐구 물리Ⅱ 9번은 ‘정답 없음’을 인정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국사 14번은 기존 공표된 정답 1번 외 5번도 정답으로 확정됐고, 물리Ⅱ 9번은 모두 정답으로 인정받는다.

 김영수 평가원장은 이날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15년 3월 수능 출제 오류 개선 방안을 마련해 출제·검토 시스템을 개선했음에도 불구하고 또 출제 오류가 발생했다”며 “심려를 끼쳐드려 깊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2014, 2015학년도 연속 출제 오류로 평가원은 지난해부터 수능 검토위원장 자리까지 신설했지만 또 문제가 생겼다.

 한국사 14번은 대한매일신보에 대한 옳은 설명을 찾는 문제다. 평가원은 정답을 1번 ‘국채보상운동을 지원했다’로 제시했지만 5번 ‘을사늑약의 부당성을 논한 시일야방성대곡을 게재했다’도 정답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시일야방성대곡은 1905년 11월 20일 황성신문에 처음 게재됐지만 같은 달 27일 대한매일신보에도 영어로 번역 게재됐기 때문이다. 평가원은 “한국사연구회와 역사교육연구회로부터 ‘5번 지문에 최초라는 진술이 없으니 정답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답을 받았다”고 밝혔다.

 물리Ⅱ 9번은 로런츠 힘을 이용한 속도선택기의 원리를 이해했는지 묻는 문제였다. 정답은 선택지 중 ㄱ, ㄷ으로 구성된 3번이었지만 평가원은 한국물리학회로부터 “문항에서 자기장의 방향 조건을 제시하지 않아 ㄱ의 진위를 판단할 수 없다”는 의견을 들었다. 평가원은 “선택지 중 ㄷ만 나온 게 없어 모두 정답으로 인정한다”고 설명했다.

 종로학원하늘교육에 따르면 한국사 14번은 복수 정답 인정으로 13만5000만 명(22.3%)이 추가로 정답 처리될 것으로 추정된다. 주요 대학에서 한국사는 인문계 3등급, 자연계 4등급 이내면 감점하지 않아 이번 조치로 2점이 올라가도 당락에는 영향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물리Ⅱ 9번은 최초 정답자가 67.7%(2388명)였던 만큼 모두 정답 처리되면 표준점수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물리Ⅱ는 서울대 등 최상위권이 주로 응시해 피해가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1994년 수능 시작 이래 지난해까지 출제 오류가 인정된 건 6문제였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수능#한국사#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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