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숙, 자궁경부암 수술 후에도 ‘옥중 투병’ 김태촌 매주 면회 “단 하루를 살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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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년 11월 18일 16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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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여성동아DB
사진=여성동아DB
1960~1970년대 인기가수이자 ‘범서방파’ 두목 고(故) 김태촌 씨의 아내인 이영숙 씨가 17일 별세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이영숙 씨가 자궁경부암 후유증에 시달리면서 옥중에서 투병 중이던 남편을 보살핀 사연이 재조명받았다.

1999년 김태촌 씨와 옥중결혼을 한 고 이영숙 씨는 지난 2003년 3월 여성동아와의 인터뷰에서 “2000년에 병원에서 자궁경부암 말기 판정을 받고, 그해 3월29일 수술을 했다. 자궁뿐 아니라 방광에도 암이 전이돼 절반 정도를 잘라냈다. 그래서 소변 배출이 안 돼 호스를 끼우고 생활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당시 옥중에 있던 김태촌 씨 역시 건강문제가 심각한 상황이었다고. 김태촌 씨는 1989년 폐암말기 진단을 받은 뒤 형집행정지로 석방돼 왼쪽 폐를 완전히 절개하는 대수술을 받았다. 이후 김태촌 씨는 1990년 ‘범죄와의 전쟁’ 당시 다시 구속돼 10역 10년에 보호감호 7년의 중형을 선고받았다.

이영숙 씨는 자궁경부암 후유증으로 몸 상태가 좋지 않았지만, 독방에서 투병 중인 남편을 위해 당시 매주 한 번씩 청송교도소로 향했다고 말했다.

이영숙 씨는 “몸이 안 좋아 승합차를 타고 누워서 갔다가 누워서 온다. 그래도 갈 때는 남편 얼굴을 볼 수 있다는 기쁨으로 가는데, 병으로 고생 중인 푸석한 남편의 얼굴을 보고 돌아오는 길은 눈물 범벅이 된다. 남편은 제가 암 수술을 받은 후부터는 힘드니까 자주 오지 말라더라. 하지만 차디찬 감방에서 저만을 기다리고 있다는 걸 아는데 어떻게 안 가겠는가. 가다 쓰러지는 한이 있더라도 가야죠. 만약 면회를 가지 않으면 남편이 더 걱정할 것 아닌가. 그래서 남편 걱정 안 시키기 위해 언제나 많이 좋아졌다고 웃으면서 말하곤 했다”고 여성동아에 말했다.

그는 또 “단 하루를 살더라도 이 사람이랑 살 것이고, 다시 태어나도 이 사람하고 살 거다. 이 사람이 식물인간이 되면 등에 엎고 제가 쓰러질 때까지 함께 부부의 길을 갈 거다. 그 생각은 처음부터 지금까지 변함이 없다. 남편이 있기에 제가 있고, 또 제가 있기에 지금 남편이 살아있다는 것”이라고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후 2009년 출소한 김태촌 씨는 2013년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다. 결혼식은 안 올렸지만 호적상 부부인 이영숙 씨는 17일 자궁경부암 재발로 투병하다 숨졌다.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기사제보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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