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섬문화축제 17년만에 부활… 흥행 성공할까?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9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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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개최 위해 제주도 TF팀 구성… 전문가 의견 수렴해 타당성 분석
예산확보 등 풀어야 할 난제 많아… “성급한 진행으로 또 실패”우려

2001년 제주에서 열린 세계섬문화축제 공연 모습. 축제 부활이 공식적으로 추진되면서 축제 성격, 시기, 예산 등에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동아일보DB
2001년 제주에서 열린 세계섬문화축제 공연 모습. 축제 부활이 공식적으로 추진되면서 축제 성격, 시기, 예산 등에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동아일보DB
 세계섬문화축제 부활에 대해 논란이 커지고 있다. 제주를 대표하는 축제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있지만 성급한 진행으로 또다시 실패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제주도는 세계 섬들의 특유한 생활상과 공연 등을 보여주는 세계섬문화축제를 2018년 개최하기 위해 다음 달 초까지 전문가 실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한다고 27일 밝혔다. 1998년 제1회, 2001년 제2회 개최 이후 중단된 세계섬문화축제가 17년 만에 다시 무대에 올려지는 것이다.

 제주도는 전문가 의견을 종합해 11월까지 축제 방향과 기본 구상을 마련한다. 내년 3월까지 각계 의견을 수렴하고 제주발전연구원에 의뢰해 중앙 투자 심사를 위한 타당성 분석을 한다.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지난달 축제 부활을 공식 언급한 뒤 신속한 후속 조치가 이뤄지고 있지만 축제 규모와 성격, 시기, 예산 확보 등에서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

 제주 지역에서는 그동안 인문과 역사, 자연과 지리, 문화예술 전통공연 등 세계 섬들 간에 공통 관심사를 논의하고 지속 발전 가능한 섬들의 연대를 보여줄 수 있는 축제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었다. 7월 제주도 문화예술위원회 회의에서 세계섬문화축제 부활을 공식 논의하면서 수면 위로 떠올랐다. 과거 세계섬문화축제는 관광 유발 효과에만 치우쳐 섬들 간의 고유한 문화의 주체성과 독창적 위상 확보에 실패했다고 평가됐다.

 현재는 대내외 여건이 성숙돼 세계섬문화축제가 ‘문화예술의 섬’을 표방하는 제주에 어울릴 것이라는 의견이 제시됐다. 제주를 대표하는 축제가 없는 상황에서 세계섬문화축제를 활용해 중국인에 편중된 외국인 관광객 시장을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는 것도 부활 배경이다. 축제를 부활하지 않으면 섬정책관광포럼(ITOP)의 동반자로 활동하고 있는 중국 하이난(海南) 섬이나 일본 오키나와(충繩) 섬 등에 주도권을 빼앗길 수 있다는 조바심도 담겨 있다.

 제주도의회에서 논란의 불이 붙었다. 최근 제주도 문화체육대외협력국 업무보고에서 김동욱 의원(새누리당)은 “축제를 2018년에 열겠다는 계획을 먼저 결정하고 나서 도민 공론화를 거치고 있다”며 “아무리 좋은 취지라도 성급하게 진행하면 취지가 무력화될 수 있고 새로운 갈등의 씨앗을 만든다”고 지적했다. 도의원 대부분은 도민공론화 과정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세계섬문화축제는 1회에 25개국 28개 섬, 2회에 27개국 36개 섬이 참여했고 1회에 125억 원, 2회에 88억 원의 예산이 쓰였다. 입장객은 1회 44만 명이었다가 2회에는 26만 명에 그쳤다. 입장객 대부분은 제주도민이었다. 막대한 예산과 20일 이상 진행된 축제에 비해 세부 프로그램 부족, 운영 미숙, 수익사업 남발, 관광객 유치 전략 실패 등 숱한 문제점이 드러났고 비용처리 등을 놓고 재판에 넘겨지는 사태까지 갔다.

 제주한라대 문성종 교수(관광경영)는 “식상한 공연을 탈피하기 위해 비엔날레처럼 2년에 한 번 행사를 치르고 미리 주제를 줘서 참가 섬이 작품을 발표하는 콘테스트 형식을 도입하는 등 스스로 참가하는 동기 부여를 해야 한다”며 “전통문화를 계승 보존하면서 섬들의 현대 문화도 체험할 수 있을 때 참가자나 관람객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임재영 jy78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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