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직 장애인들 “택시운전사로 새출발”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7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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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지원… 올들어 32명 취업

16명의 장애인 택시운전사를 고용한 경기 안양시 안전운수 김강순 대표(왼쪽)와 한 달 전 입사한 손봉석 씨(왼쪽에서 두 번째) 등이 택시 앞에서 활짝 웃고 있다. 경기도 제공
16명의 장애인 택시운전사를 고용한 경기 안양시 안전운수 김강순 대표(왼쪽)와 한 달 전 입사한 손봉석 씨(왼쪽에서 두 번째) 등이 택시 앞에서 활짝 웃고 있다. 경기도 제공
“실업자로 지내다 다시 일을 시작하니 하루하루가 즐겁습니다.”

경기 안양시 동안구 안전운수에서 택시운전사로 일하는 손봉석 씨(58)는 다리가 불편한 지체장애 3급이다. 개인사업을 하다 실패한 뒤 9년 동안 일자리를 갖지 못하다 한 달 전부터 택시를 운전하기 시작했다. 하루 8시간 운전하면서 15∼20명의 손님을 태운다. 손 씨는 “사실 택시 운전이 쉽지는 않다”며 “다행히 오래 근무한 선배들의 조언 덕분에 새로운 희망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안전운수에 다니는 택시운전사 72명 중 손 씨처럼 장애인은 16명이나 된다. 김강순 대표(59·여)는 “16년 전 서울에서 택시를 탔다가 우연히 장애인 운전사를 본 게 계기가 됐다”며 “처음엔 사회공헌 차원에서 시작했는데 함께 일해 보니 책임감이 강하고 성실해 회사에 많은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택시회사로서는 장애인 운전사 고용이 쉽지 않다. 장애 상태에 맞게 택시를 개조해야 하기 때문이다. 가령 오른발에 맞춰진 가속페달을 왼발로 옮기거나, 손으로 브레이크를 조절하는 별도의 장치를 추가하기도 한다. 주행 중 고장이 나면 회사에서 직원이 출동해야 한다. 장애인을 채용하는 택시회사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경기도는 올해 장애인 택시운전사 양성 사업을 추진했다. 지금까지 장애인 48명이 택시면허를 취득해 23개 업체에 32명이 취업했다.

경기도는 면허 취득 및 면접을 지원하고 취업에 성공하면 운행 초기 3개월간 월 37만5000원의 사납금도 지원했다. 강윤구 경기도 사회적일자리과장은 20일 “장애인과 회사 모두 반응이 좋아 내년에는 예산을 늘리고 기간도 확대해 더 많은 취업이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남경현 기자 bibulus@donga.com
#실직자#장애인#택시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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