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군포로 부친 뜻 받들어 장병에 냉면봉사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6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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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 후원자 38명 초청 보은행사

“전쟁을 경험하지 못한 후손들에게 군의 소중함을 알리고 싶다는 부친의 뜻을 잇고 싶었습니다.”

냉면 제조업체를 경영하는 이춘삼 대표(45)는 매년 여름철 육군 5사단에 1300인분의 냉면을 전달하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그의 부친인 고 이삼출 씨는 6·25전쟁이 한창이던 1951년 5사단 소속으로 북한군과 싸우다 정전협정 체결 직전인 1953년 6월 금화지구 전투에서 중공군에 포로로 잡혔다. 이후 이 씨는 북한에서 강제 탄광노역 등 갖은 고초를 겪다가 2002년 부인과 세 아들을 데리고 북한을 탈출했다. 한국에 정착한 그의 막내아들인 이 대표가 냉면 공장을 세워 어엿한 중견 기업인이 됐다. 이 대표는 부친의 뜻과 5사단과의 각별한 인연을 기리기 위해 냉면 봉사를 자원했다. 육군은 16일 이 대표를 비롯해 아무런 대가를 받지 않고 물심양면으로 육군을 지원하고 있는 38명을 서울 용산구 육군회관으로 초청해 보은행사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육군 21사단 병사들 가운데 신병 훈련 수료식에 부모님을 모시지 못한 병사들에게 점심 식사를 제공해 온 권영철 씨, 충남 논산 육군훈련소와 서울 지역 부대에서 매주 두세 차례 무료 진료를 해온 한의사 이승교 씨, 최전방 부대 장병들을 위해 문화공연을 지원하는 이시형 박사, 독서법 코칭으로 장병들의 책 읽기 운동을 돕는 김을호 국민독서문화진흥회 이사장 등도 참가했다. 장준규 육군참모총장(대장)은 “육군에 도움을 주신 분들이 보여준 섬김과 봉사의 자세는 장병들에게 최고의 인성교육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냉면봉사#이춘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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