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부종합전형 평가 기준 밝히고 정성평가 할 수 있는 기반 마련해야”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6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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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열린 고교-대학 연계 포럼

“학생부종합전형에 ‘공정성’ ‘금수저(당락이 부모 경제력에 의해 좌우된다는 취지)’ 논란이 많은데 한국 교육 체질을 개선시키려면 건전한 비판과 내부 점검을 통해 제도를 정착시켜야 한다.”(권오현 서울대 입학본부장)

“학생부종합전형의 정착을 위해서는 대학과 학교 현장, 정부의 노력과 협조가 가장 중요하다.”(강기수 동아대 입학처장)

대학 입학을 관리하는 수장들이 15일 학생부종합전형에 대해 입을 열었다. 전국입학관련처장협의회가 15일 한양대 서울캠퍼스 내 백남음악관에서 개최한 제1회 ‘학생부종합전형 발전을 위한 고교-대학 연계 포럼’에서다.

포럼은 오성근 한양대 입학처장이 올해 초 협의회 회장을 맡으며 학생부종합전형의 발전을 위해 고교와 대학이 소통하는 장을 만들자고 결심한 데 따른 것. 학생부종합전형에 대해 고교 현장과 직접 학생을 평가하는 대학이 느끼는 괴리감을 줄여보자는 취지다.

이날 포럼에서 김종승 경남 진해여고 교사는 “제출 서류가 똑같아도 대학별로 합격·불합격 차이가 나고, 평가자의 주관적 요소가 강하다는 이유 등으로 공정성과 신뢰성에 의문이 많다”고 지적했다.

협의회는 올해 지방에서 두 차례 더 포럼을 개최할 예정이다. 대학 입학 담당자들이 학생부종합전형 평가 실제 사례를 발표하고, 고교로부터 운영에 대한 제안을 들을 계획이다.

학생부종합전형을 둘러싼 각종 오해를 잠재우기 위해 대학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은 고교 현장에서 높다. 11일 한국진로진학정보원이 전국진학지도교사협의회, 전국진로진학상담교사협의회 등과 국회 의원회관에서 개최한 ‘학생부종합전형의 현재와 개선방안’ 포럼에서도 이러한 이야기가 나왔다.

안연근 서울진학지도협의회장은 “각 대학이 모의 서류평가를 확산해 정성평가에 대한 수험생과 교사들의 안목을 높이는 노력을 해야 한다”며 “학생부종합전형이 신뢰를 얻으려면 대학이 학생 역량을 어떻게 평가하는지 그 과정을 자세히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가장 중요한 건 각 대학이 역량 있는 입학사정관을 충분히 확보해 제대로 된 정성평가를 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것. 2015년 7월 기준 교육부에 따르면 서울대(전임 26명, 위촉 110명)나 경희대(전임 22명, 위촉 70명)를 제외하고는 입학사정관 수가 10∼20명대에 불과한 곳도 있다. 안 회장은 “학생부종합전형을 평가할 만한 역량이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진동섭 한국진로진학정보원 이사는 “학생부종합전형은 서류를 읽을 수 있는 평가 인력이 확보돼야 하므로 당분간 그 비중을 확대하지 않는 편이 좋다”며 “(확대) 발표하고 난 뒤 인력을 충원하면 부실하게 되고 한 건의 부정만으로도 입시는 흔들린다”고 강조했다.

일부 학부모가 사교육기관의 힘을 빌리려 하는 소논문(R&E)의 경우도 대학들이 “일절 반영하지 않는다”는 선언을 통해 불안을 해소해줘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학생부종합전형#대학 입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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