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훈장 2만6602명 역대 최다, 왜?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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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에 아홉이 퇴직 공무원 차지… 연금개혁 앞두고 명퇴 급증 탓

2만6602개. 지난해 정부가 수여한 훈장 개수다. 6·25전쟁 직후인 1954년 무공훈장 등 7만290건이 수여된 이후 가장 많았다. 이쯤 되면 ‘훈장 잔치’로 불릴 만하다.

28일 행정자치부에 따르면 지난해 정부가 수여한 훈장은 2년 전인 2013년(1만3601건)의 두 배 가까이로 늘어났다. 훈장의 주인공은 공무원이었다. 늘어난 훈장의 대부분을 퇴직 공무원에게 주는 ‘근정훈장’이 차지했기 때문이다.

근정훈장은 통상 특별한 비위 행위 없이 33년 이상 근속한 공무원이 그만둘 때나 재직 중 공로를 세웠을 때 받는다. 지난해 수여된 훈장 가운데 근정훈장은 2만3249건으로 전체의 87%. 이 중 퇴직하는 공무원이 받아간 훈장이 2만2981개로 2년 전(1만680건)에 비해 크게 늘었다. 이는 지난해 공무원 연금 개혁을 전후해 명예퇴직 신청이 증가했고 ‘베이비붐 세대(1955년 직후 출생자)’의 정년이 겹치면서 퇴직 공무원이 쏟아진 탓이다.

이에 대해 퇴직 공무원이 ‘자동’으로 받는 근정훈장이 전체 훈장의 품격을 떨어뜨린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대한민국 훈장은 총 12종으로 대통령이나 우방의 원수에게 수여하는 무궁화대훈장을 비롯해 건국훈장 산업훈장 체육훈장 등이 있다. 근정훈장을 제외한 나머지 11개 훈장은 2013년 2921개에서 지난해 3621개로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다.

황기연 행자부 상훈담당관은 “지난해부터 견책 등 경징계라도 받을 경우 사면을 받더라도 훈장 수여 대상에서 제외하는 등 엄격하게 기준을 지키고 있다”며 “30년 이상 과오 없이 공직을 수행한 공로를 인정할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황태호 기자 taeho@donga.com
#훈장#공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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