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오일머니, 검단지구 개발 윤활유 되나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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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두바이 국영기업 “4조원 들여 스마트시티 조성” 합의각서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6년 10월 인천 검단지구와 경기 파주를 수도권 신도시로 조성한다는 발표가 전격 이뤄졌다. 인천 검단지구의 경우 분당급 신도시로 조성한다고 발표하자 순식간에 부동산 투기가 일어났다. 99m²짜리 아파트의 프리미엄이 1억 원을 웃돌고 다세대 다가구 주택의 매물이 사라졌다. 부동산 투기를 막겠다며 정부 합동단속반이 뜨기도 했다. 하지만 2007년 택지개발사업지구로 지정된 뒤 검단지구는 이듬해 국제 금융위기의 한파가 몰아치면서 10년째 답보 상태다.

이런 아픔이 있는 검단지구에 희망이 보이기 시작했다. 중동 자본을 유치해 글로벌 기업도시를 건설하는 ‘검단 스마트시티’ 프로젝트가 차츰 속도를 내고 있는 것이다.

인천시는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국영기업과 검단에 스마트시티를 조성하기 위한 합의각서(MOA)를 체결했다고 24일 밝혔다. 시는 약 4조 원의 중동 자본을 유치해 검단새빛도시에 비즈니스, 인큐베이션, 에듀케이션 클러스터를 중심으로 하는 스마트시티를 건설한다고 설명했다.

스마트시티는 검단새빛도시 1단계 구역 중 313만 m², 3단계 구역 중 157만 m² 등 총 470만 m²(약 142만 평)에 들어선다. 정보통신기술(ICT) 미디어콘텐츠 에듀케이션 분야의 글로벌 기업들을 유치해 업무와 주거, 오락, 교육 기능이 어우러진 자족도시를 건설한다는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 IBM CNN 등 4000여 개 기업과 미시간주립대 등 해외 유명 교육기관 400여 곳에 7만여 명의 인재가 활동하는 두바이의 스마트시티가 ‘롤 모델’이다. 이 사업을 이끈 스마트시티두바이(SCD)는 2007년에는 유럽 몰타, 2011년에는 인도 코치 등에 진출했다.

검단 스마트시티를 주도할 특수목적법인(SPC)은 이르면 다음 달 설립된다. 시는 원활한 해외 기업 유치를 위해 검단새빛도시를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해 줄 것을 정부에 건의할 방침이다.

그러나 이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우선 토지 매각 협상이 큰 걸림돌이다. SCD가 시로부터 토지를 매입해야 하는데 검단새빛도시의 땅값이 비싸 난항이 예상된다.

국제금융위기를 겪으면서 토지 매입·보상비 등 금융비용이 늘어나 3.3m²당 조성 원가는 605만 원에 이른다. 두바이는 토지 가격 인하 등 정책 조율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시와 SCD는 MOA 체결일로부터 5개월 내에 토지 가격 협상을 시작하고 7개월 내 협의를 완료한다는 내용을 MOA에 적시했다.

22일 송도 쉐라톤그랜드호텔에서 열린 MOA 체결식에는 자베르 빈 하페즈 SCD 최고경영자(CEO)가 참석해 유정복 인천시장과 함께 서명했다.

법적 구속력을 지닌 이번 MOA 체결은 유 시장이 지난해 3월 두바이를 방문해 투자의향서(LOI)를 받고 같은 해 6월 인천시청에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뒤 이뤄졌다.

유 시장은 “검단 스마트시티는 인천의 도시경쟁력을 세계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동시에 한국 신도시의 새 모델을 제시할 것”이라며 “고용이나 경제적인 효과도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성공적인 사업 실현을 위해 SCD사와 신뢰를 바탕으로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오일머니#검단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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