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과 놀자!/주니어를 위한 칼럼 따라잡기]내 마음의 별 독고탁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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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 이상무의 야구만화 ‘독고탁’은 허영만의 ‘각시탈’과 함께 초등학교 시절 내 또래를 사로잡았던 만화다. 교과서 외의 책은 별로 읽어 본 적이 없는 우리가 뜻밖에도 출판물에서 발견한 재밋거리였다.

만홧가게에서 살다시피 하면서 많은 만화를 봤지만 두 만화가 유독 기억에 남는다. 더 좋아했던 쪽을 들자면 독고탁이다. 각시탈에서는 좋은 각시탈과 나쁜 일본 경찰이라는 대립이 자꾸 보다 보면 지루하게 느껴지는 데 비해 독고탁에서는 반항적이지만 다감한(감정이나 감수성이 풍부한) 독고탁과 성실하지만 냉정한 독고준의 갈등이 보다 다층적인(여러 층의) 울림을 갖는다.

우리 만화사에도 간혹 불쑥 솟아오른 황금 시기가 있었던 것 같다. 독고탁과 각시탈 이후 그렇게 큰 관심을 끄는 만화를 보지 못했다. 그러다가 대학생 시절 이현세의 ‘공포의 외인구단’과 박봉성의 ‘신의 아들’이 나왔을 때 다시 한 번 만화에 빠져들었다. 특히 공포의 외인구단은 처음 몇 권인가를 빌려 보다가 끝까지 보지 않고는 잠을 이룰 수 없어 밤늦게 셔터를 내린 만홧가게 문을 두드려 나머지를 모두 빌려 본 기억이 난다.

만화는 제9의 예술로도 불린다. 각 세대에는 그 세대마다의 만화가 있다. 요즘은 웹툰이 만화를 대신한다. 윤태호의 ‘미생’이나 최규석의 ‘송곳’ 같은 인기 웹툰은 TV 드라마로도 만들어졌다. 독고탁과 각시탈 이전에는 김용환의 ‘코주부’(코가 큰 사람을 놀림조로 이르는 말)나 김성환의 ‘고바우(인색한 사람을 속되게 이르는 말) 영감’ 같은 네 컷짜리 신문 만화가 인기를 끌었다고 한다. 여성들에게는 순정만화 ‘캔디’ ‘베르사이유의 장미’ ‘북해의 별’ 등에 대해 저마다의 기억이 있을 것이다.

독고탁은 내 또래에게 단순한 만화 이상이었다. 영국 소년은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1850∼1894)의 ‘보물섬’, 프랑스 소년은 쥘 베른(1828∼1905)의 ‘15소년 표류기’, 미국 소년은 마크 트웨인(1835∼1910)의 ‘허클베리 핀의 모험’과 같은 소설을 읽고 역경 속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스스로 이겨 나가는 의지를 배웠다. 우리에게는 그에 필적(능력이나 세력이 엇비슷하여 서로 맞섬)하는 소년 소설이 없었다. 독고탁의 분투(있는 힘을 다하여 싸우거나 노력함)가 그 공백을 일부 채웠다. 3일 작업실에서 작품을 그리다 세상을 떠난 작가에게 늦었지만 고마웠다는 말을 하고 싶다.

동아일보 1월 5일자 송평인 논설위원 칼럼 재정리

칼럼을 읽고 다음 문제를 풀어 보세요.
1. 본문을 읽고 다음 중 매체의 종류가 다른 작품을 골라 보세요.

① 공포의 외인구단

② 각시탈

③ 15소년 표류기

④ 베르사이유의 장미

2. 본문을 참고했을 때, 다음 중 가장 최근에 나온 만화는 무엇인가요?

① 윤태호의 ‘미생’

② 이상무의 ‘독고탁’

③ 허영만의 ‘각시탈’

3. 내가 가장 좋아하는 웹툰과 부모님이 어린 시절 가장 좋아하셨던 만화를 비교·대조하는 글을 써보세요.

김보민 동아이지에듀 기자 gomin@donga.com
#독고탁#각시탈#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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