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겨울철 층간소음 갈등, 여름의 3배”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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市 “실내활동 늘어 더 주의해야”… 문제 발생땐 중재자 통해 해결을

“402호에 아이 둘을 둔 가족이 살고 있는데 늦은 밤까지 시끄럽게 떠드는 소리가 들려요. 다섯 번이나 찾아갔지만 소용이 없는데 어떻게 해야 하나요?”

서울시 층간소음 상담실로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층간소음 전문 컨설팅단’이 위층에 전화를 걸어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그러자 “무슨 소리냐. 우리는 그런 일 없다. 법대로 해결하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결국 퇴직공무원 5명으로 구성된 현장 상담가가 나섰다. 상담가는 민원을 제기한 302호 가족과 1시간에 걸친 대화 끝에 “오후 10시까지는 어느 정도 소음을 참을 수 있다”는 중재안을 마련했다. 상담가는 다시 402호에 찾아가 “카펫을 깔고 슬리퍼를 신으면 소음이 덜할 거예요. 아래층에서도 양보하셨으니 조금만 신경 써주세요”라고 설명했고 결국 양측은 조금씩 양보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2014년 4월 공동주택의 층간소음 문제 해결을 위해 출범한 서울시 층간소음 전문 컨설팅단에 지금까지 접수된 민원은 1097건. 그 결과 전체의 77.5%(850건)가 아이나 어른들이 위층에서 뛰거나 걸으면서 발생하는 소음이었다. 가구를 끌거나 망치질하는 소리, 문을 세게 여닫는 소음은 118건(10.8%), 청소기 세탁기 등 가전제품 소음과 피아노 소리가 65건(5.9%)으로 그 다음을 차지했다. 반려견이 짖는 소리도 50건(4.6%)이나 접수됐다.

실내활동이 증가하는 겨울철에 층간소음 갈등이 잦았다. 지난해 8월에는 26건이 접수됐지만 11월에는 57건, 12월에는 76건으로 여름철의 3배에 달했다.

정유승 서울시 주택건축국장은 14일 “설 연휴처럼 가족들이 많이 모이면 층간소음 갈등이 발생할 소지가 높다”며 “감정적인 대립을 자제하고 아파트 관리사무소나 층간소음 상담실 등 제3의 중재자를 통해 해결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겨울#층간소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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