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만화로 위상 높여가는 ‘만화도시’ 부천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2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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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내대로변 초대형 벽화 24일 개막… 10층 높이 작품 7편 마무리 한창
‘패밀리 맨’ ‘머털도사’ ‘까치’ 등 유명 작가 작품 아파트 곳곳에 등장
‘K웹툰’ 수출로 中시장 공략 본격화

전국 처음으로 아파트 옆 벽면에 대형 만화벽화가 부천시 중동신도시 내 아파트 7개 동에 그려져 24일 제막식이 열린다. 벽화에 등장하는 ‘머털도사’와 ‘빨간 자전거’. 부천시 제공
전국 처음으로 아파트 옆 벽면에 대형 만화벽화가 부천시 중동신도시 내 아파트 7개 동에 그려져 24일 제막식이 열린다. 벽화에 등장하는 ‘머털도사’와 ‘빨간 자전거’. 부천시 제공
‘만화도시’로 불리는 경기 부천시에서 만화 위상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만화가 시민 일상을 파고들고 있고, 애니메이션 사업의 블루오션으로 떠오른 중국 시장에 진출하게 됐다.

경인전철 송내역∼부천 테크노파크로 이어지는 왕복 10차로 송내대로 양편의 아파트에는 10층 높이의 대형 벽화 7편(평균 크기 가로 12m, 세로 26m)이 그려지고 있다. 서울 명동 만화의 거리에서 볼 수 있는 건물 외벽 만화나 낙서 같은 그림인 그라피티의 수십 배 크기다. 부천시는 9월부터 도안 설계, 벽화 그리기, 마무리 작업을 거의 마치고 24일 만화벽화 제막식을 연다.

송내대로 길가의 ‘사랑마을 꿈동산’ 아파트단지 내 1901동과 1909동 옆면에는 1970, 80년대 인기 만화작가 2명의 작품이 완성됐다. 조선시대 서당을 배경으로 훈장과 학동들의 이야기를 그린 어린이 역사만화인 윤승운 작가의 ‘맹꽁이 서당’과 한국형 인공지능 로봇이 등장하는 신문수 작가의 명랑 만화 ‘로봇찌빠’ 작품이 한 편씩 그려져 있다. 가로수 위쪽의 7, 8층에서 20층 가까운 높이까지의 벽면을 장식하고 있다. 1980년 전후로 인기를 모았던 만화 작품이다. 주민들은 “공상과 창작을 염원하는 아파트단지 이름인 ‘꿈동산’과 잘 어울리는 작품이 그려졌다”며 반색하고 있다.

‘반달마을 삼익아파트’ 1831동과 1832동에는 엄마와 아빠가 아들과 딸을 꼭 껴안고 있는 모습의 정필원 작가의 ‘패밀리 맨’이 연작 형태로 그려져 있다. 2009∼2010년 네이버에 연재된 가족 만화다. 최고 만화 인기작으로 꼽히는 이두호 작가의 ‘머털도사’와 이현세 작가의 ‘까치’는 ‘한아름 한국아파트’ 1540동과 ‘보람마을 아주아파트’ 1103동 벽면에서 감상할 수 있다. 김희종 부천시 만화팀 실무자는 “전국 처음으로 아파트 벽면에 10층 크기의 대형 벽화가 등장하게 됐다”며 “7개동에서 진행 중인 만화벽화 시범사업에 대한 주민 반응이 좋아 아파트 도색 때 만화벽화 디자인과 도색 보조금을 지원해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부천시는 초등학교 3학년생이 배우고 있는 사회과 탐구학습 부교재(향토역사)를 만화로 보급하고 있다. 올해 초 삼국시대 부천의 지명, 복사골 변천사, 부천 유명 인물 등을 만화책자로 펴내 2000부가량 무료로 나눠줬다. 또 초등학교 졸업생의 꿈을 담아 만화 앨범을 제작하도록 하는 지원사업도 2년째 진행하고 있다.

부천에 있는 한국만화영상진흥원 스튜디오에는 전국 만화작가의 40%가 입주해 있다. 부천시는 이들을 자산으로 중국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중국 옌타이 시 문화창의산업단지와 손잡고 ‘K웹툰’을 수출하기로 한 것. 옌타이 시는 만화와 애니메이션을 중국 내수시장에 공급하는 중심지다. 김만수 부천시장은 “내년 초 옌타이 시에 만화산업단지를 조성해 부천에서 활동하는 작가들을 상설 입주시키기로 했다”며 “한중 공동으로 만화 창작 및 공급 사업을 추진하기로 협약했다”고 소개했다. 부천시는 웨이하이, 하얼빈 등 중국 내 다른 도시들과도 만화 및 애니메이션 교류협력 사업을 벌이고 있다.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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