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나사렛대 재활자립학과 취업률 90% 기염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2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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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달장애인 사회진출에 초점… 맞춤형 교육으로 취업문턱 넘어

나사렛대 재활자립학과 학생이 코디네이터에게 판매점 계산 업무를 배우고 있다. 발달장애 등을 가진 이 학과 학생들은 실전에서 부닥칠 수 있는 상황을 실습을 통해 미리 익힌다. 나사렛대 제공
나사렛대 재활자립학과 학생이 코디네이터에게 판매점 계산 업무를 배우고 있다. 발달장애 등을 가진 이 학과 학생들은 실전에서 부닥칠 수 있는 상황을 실습을 통해 미리 익힌다. 나사렛대 제공
발달장애가 있는 유상호 씨(26)는 2011년부터 충남 천안시 서북구청 주민복지팀에서 행정사무를 보조하면서 직장 생활을 하고 있다. 발달장애가 있는 경우 언어를 이해하고 사용하거나 관계를 형성하는 데 어려움을 보여 사회 진출이 쉽지 않다. 보건복지부가 중증 장애인들이 일선 행정기관에서 행정도우미로 일할 수 있도록 2006년부터 제도적으로 길을 열어 놓았지만 실제 직장에 들어가 적응하는 데는 체계적인 교육이 필요하다. 유 씨가 졸업한 천안의 나사렛대 재활자립학과의 교육 시스템은 발달장애인의 사회 진출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2009년 문을 연 이 학과는 전국 4년제 대학 가운데 유일하게 발달장애인을 위한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 통합 교육을 실현하고 있으며 일상생활 및 사회생활 적응훈련, 직업준비, 현장훈련 등 체계적인 프로그램을 갖췄다. 학교의 도우미가 수화나 문자 통역, 강의 대필 등 학습지원과 교내 이동 및 기숙사 생활 등 생활지원을 돕는다. 2학년이 되면 학기와 방학을 이용해 학점 이수와 실습을 병행하면서 직업현장을 감각으로 익힌다. 유 씨는 “학교는 자존감과 사랑을 강조했고 교우 및 선후배 관계와 동아리 활동 등의 공동체 생활을 중시했다. 컴퓨터 자격증을 딸 수 있었고 방학 때마다 실습을 통해 자신감을 얻어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런 다각적인 교육은 90% 안팎의 높은 취업률로 나타났다. 2013년 배출된 첫 졸업생 12명 가운데 10명이 취업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19명 가운데 15명이, 올해는 18명 가운데 15명이 직장을 잡았다. 지난해의 경우 15명 가운데 11명이 유 씨와 같은 행정도우미로 공공기관에 진출했다.

이 학교 김선규 교수는 “발달장애인의 취업 장벽이 너무 높은 것이 현실이다. 이를 감안해 전문 코디네이터를 두고 학생들의 직업 소양을 심리, 적성, 인성 검사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파악하고 있다”며 “학교와 학생의 노력, 정부 정책 덕분에 많은 학생을 사회에 진출시키면서 더욱 자신감을 얻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유 씨는 “사회에 진출해 잘 적응하려면 대학에서 학점을 잘 받기 위한 공부보다는 교우관계, 예절, 배려 등 기본 교양을 갖추는 한편으로 컴퓨터 같은 실용성 높은 교육을 잘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후배들에게 조언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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