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진청 “한반도 가뭄피해 점점 심해질 것, 2030년대 되면…”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1월 17일 17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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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충남과 인천을 덮친 가뭄이 앞으로 한반도에서 만성화될 것이란 연구 결과가 나왔다. 2030년대가 되면 매년 농작물 가뭄의 위협에 시달릴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농촌진흥청은 기상청 기후변화 시나리오(RCP8.5)의 연도별 강수량 예측치를 토대로 경기 수원지역의 토양 내 수분 정도를 예상한 ‘농경지 가뭄 위험 달력’을 17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내년에는 11, 12월을 중심으로 32일 연속 가뭄이 발생하는 등 총 58일간 가뭄 현상이 나타날 전망이다. 올해 예상 가뭄일수 33일보다 25일 많다.

2017년과 2018년에는 가뭄 일수가 줄어들지만, 2019년과 2020년에는 각각 49일과 63일로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2020년에는 농작물을 심는 4, 5월에 가뭄이 지속될 것으로 예측됐다.

가뭄으로 피해를 입는 지역은 올해는 충남과 경기 서부, 내년에는 경남과 경북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경북 지역은 2018년과 2019년 연속으로 가뭄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됐다.

국내의 가뭄 피해는 갈수록 커질 것으로 보인다. 농진청 예측에 따르면 2010년대에 봄이나 가을에 가뭄 피해가 나타나는 빈도가 10년 중 6년이지만 2020년대에는 9년, 2030년대에는 모든 연도인 10년으로 늘어난다.

여기에 2020~30년대에 접어들면 가뭄 피해가 발생하는 평균일수도 한 해에 50일을 넘어설 전망이다. 농진청 관계자는 “50일 이상 가뭄이 지속되면 적절히 관개를 하지 않은 농작물에 심각한 피해가 발생한다”며 “특히 봄철 가뭄이 2주를 넘기면 파종을 하지 못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농진청은 이번 연구에서 토양 입자의 표면과 수분 간의 인력을 나타내는 수분장력(킬로파스칼·kPa, 토양 입자의 표면과 수분 간의 인력)을 통해 가뭄의 정도를 예상했다. 식물이 자라기에 적당한 토양의 수분장력은 20~30kPa 정도인데, 비 온 뒤 2주 정도 마른 상태인 100kPa 이상을 가뭄일수로 계산했다.

농진청은 가뭄에 강한 조와 기장 품종을 개발하고 2017년부터 밭작물에 대한 가뭄 위험 알림 프로그램을 만들어 농민들에게 보급할 계획이다. 서명철 농촌진흥청 연구관은 “가뭄에 대비한 철저한 관개시설 정비가 최우선 과제”라며 “농진청 차원에서도 기상청과 협조해 농민들이 가뭄에 대비할 수 있는 정보화 사업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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