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최북의 ‘단구승유도’ 서울시 문화재로

  • 동아일보

스스로 눈 찌른 ‘조선판 고흐’

단양 도담삼봉 뱃놀이 장면을 그린 ‘단구승유도’. 서울시 제공
단양 도담삼봉 뱃놀이 장면을 그린 ‘단구승유도’. 서울시 제공
‘조선판 빈센트 반 고흐’로 알려진 조선 후기 화가 호생관(毫生館) 최북(1712∼1760)이 그린 ‘단구승유도(丹丘勝遊圖)’가 서울시 유형문화재로 지정된다.

20일 서울시에 따르면 이 그림은 추사 김정희(1786∼1856)와 함께 조선후기 최고 명필로 손꼽히는 원교 이광사(1705∼1777)가 1749년(영조 25년) 단양 도담삼봉에서 벌인 뱃놀이 장면을 최북에게 의뢰해 그린 산수화다. 그림과 더불어 원교가 직접 그림 설명을 기록해 서체 연구자료로서의 가치도 크다.

최북의 작품들은 대부분 제작연대가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이 그림은 그의 장년기(37세) 화법을 그대로 보여주고, 당시 유행했던 ‘남종화풍(사물 생김새보다는 정신세계 표출을 중시하는 화풍)’을 토대로 한 산수화로 가치가 높다.

최북의 자화상.
최북의 자화상.
최북은 심한 술버릇과 기이한 행동으로 많은 일화를 남긴 화가다. 특히 그에게 그림을 요구했다가 거절당한 어느 세도가의 협박에 “남이 나를 손대기 전에 내가 나를 손대겠다”며 오른쪽 눈을 스스로 찔러 실명한 이야기가 유명하다. 대담하고 솔직한 필법으로 산수화를 많이 그려서 최산수(崔山水)라는 별칭도 얻었다.

이철호 기자 irontig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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