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휴대전화 잠시 끄고… 초등생 전통예절 배운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3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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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천박물관 4월부터 교양강좌… 올바른 절하기-차마시기 등 교육
대장경 초판 등 유물 관람도

한복을 차려 입은 어린이들이 최근 인천 남동구 한국차문화협회 다도교육장에서 차 예절을 배우고 있다. 다음 달부터 연수구 가천박물관에서 열리는 ‘꿈다락 토요문화학교’에 참여하면 조선시대 사대부가의 문화를 포함한 전통예절을 배우게 된다. 한국차문화협회 제공
한복을 차려 입은 어린이들이 최근 인천 남동구 한국차문화협회 다도교육장에서 차 예절을 배우고 있다. 다음 달부터 연수구 가천박물관에서 열리는 ‘꿈다락 토요문화학교’에 참여하면 조선시대 사대부가의 문화를 포함한 전통예절을 배우게 된다. 한국차문화협회 제공
가천문화재단 산하 가천박물관(연수구 청량로 102번길)은 인천지역 국가 지정 문화재의 60%가량을 소장하고 있다. 이 박물관이 한국차문화협회와 함께 다음 달부터 소장 유물의 가치를 알리고, 전통 문화를 가르치는 교양강좌를 시작한다. 11월까지 매주 토요일 오후 3시간 동안 박물관에서 열리는 이 프로그램은 초등학생(4∼6학년)을 대상으로 정부의 지원을 받아 무료로 운영된다.

‘조선시대 사대부가의 삶, 그 속에 스민 차(茶) 문화’를 주제로 6주 과정의 교육 프로그램인 ‘꿈다락 토요문화학교’를 진행한다.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각종 다기와 제기, 목가구 등과 같은 유형문화재와 인천시가 무형문화재(제11호)로 지정한 규방다례(옛 사대부가의 여인들이 이웃과 친지를 초청해 차를 나눠 마실 때의 예절)를 통해 전통 예절을 가르친다.

첫째 주에는 ‘예절을 익히다’를 주제로 교육한다. 조선시대 사대부가의 복장과 자녀교육 등 생활상을 보여주는 영상물을 시청한 뒤 차문화협회에서 파견한 전문강사가 공수법(절하기에 앞선 손가짐 자세)과 절하는 법을 알려준다.

교육이 끝나면 박물관 전시 유물을 관람한다. 이 박물관은 국보 1점과 보물 14점을 소장하고 있는데 ‘초조본유가사지론(初雕本瑜伽師地論)’은 인천의 유일한 국보(제276호)다. 이 책은 고려시대 거란의 침입을 물리치려는 조상들의 호국정신이 담긴 불교문화재로 대장경의 초판 격이지만 완벽한 인쇄술을 확인할 수 있다.

또 조선에 자생하는 약초를 집대성한 향약제집성방(보물 제1178호), 중국의 한의서를 실정에 맞게 새로 편찬한 전문 의학서인 태산요록(보물 제1179호) 등도 볼 수 있다. 조선시대 전통 한방기구인 약탕기와 약통, 침통, 약장 등은 물론이고 서양의학이 들어오기 시작한 1900년대 초 병원에서 쓰던 수술용 해부기기와 산소발생기, 혈압계, 현미경, 의사면허증 등도 전시되고 있다.

둘째 주엔 조선시대 효 문화를 알리고, 어른들에게 차를 대접하는 예절을 배우게 된다. 부모도 함께 교육에 참여해 자녀가 직접 우려낸 차를 마실 수 있다. 이어 셋째 주에는 조상을 섬기고, 손님을 대접하는(봉제사 접빈객·奉祭祀 接賓客) 문화를 체험할 수 있다. 수강생들이 손님과 주인 역할을 맡아 서로를 반갑게 맞는 예절을 교육한다. 제사상을 직접 차리고, 조상에게 차를 올리는 의식도 가르친다. 넷째 주는 ‘가족간의 정을 나누다’라는 주제로 조선시대 대표적 여가문화로 가족끼리 모여 차를 마시며 시를 낭송하던 시회(詩會)를 재현한다.

‘꽃 보러 답청(踏靑) 가세’라는 주제의 다섯째 주 교육도 흥미롭다. 답청은 ‘푸른 풀을 밟는다’는 뜻으로 들에 나가 산책하는 풍속이다. 수강생들이 단체로 차와 다기를 챙겨 강화도로 소풍을 간다. 마지막 주에는 차를 소재로 지은 전통 시를 해석하며 감상할 수 있다. 또 그동안 교육을 받으며 느낀 소감을 수강생들이 발표한다.

최소연 한국차문화협회 이사장은 “2012년부터 전국 초중고교에서 주 5일 수업제가 실시됨에 따라 어린이와 부모가 함께 박물관에서 전통 문화예술을 배우고, 즐기는 프로그램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기수별로 30명까지 신청이 가능하다. 032-833-4747

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초등생#전통예절#가천박물관#교양강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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