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국어원, 2014 신어 발표… “뇌섹남, 오포세대” 사회 현실 대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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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년 3월 25일 15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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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신어 자료집에서 발췌한 단어 일부 (자료제공= 국립국어원)
2014 신어 자료집에서 발췌한 단어 일부 (자료제공= 국립국어원)
금사빠녀, 앵그리맘, 꼬돌남 등 급변하는 사회에서 만들어진 신조어들이 널리 쓰이고 있다. 국립국어원은 이러한 신조어들을 분석해 ‘신어 자료집’에 포함시켰다.

국립국어원은 25일 ‘2014년 신어 자료집’을 발간해 ‘금사빠녀’, ‘극혐오’, ‘뇌섹남’ 등 우리 사회의 다양한 모습을 반영하는 신어들을 수록했다.

이날 국립국어원이 대중 매체 139개에 등장한 새 낱말 334개를 조사해 ‘2014년 신어’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사회·경제·통신, 인간의 감정 등 언어의 역사성을 반영한 단어들이 고루 선정됐다.

우선 이번 신어에는 특정 행동 양상을 보이는 사람들의 무리를 지칭하는 어휘가 27%(92개)를 차지했다.

연애, 결혼, 출산, 인간관계, 주택 구입을 포기한 세대를 일컫는 ‘오포 세대’, 제품을 오프라인 매장에서 살펴본 뒤 모바일 쇼핑을 하는 사람을 뜻하는 ‘모루밍족’과 자녀의 교육과 관련한 사회 문제에 분노해 적극적으로 해결에 참여하는 여성을 의미하는 ‘앵그리맘’ 등이 포함됐다.

금방 사랑에 빠지는 여자를 줄여 이르는 말인 ‘금사빠녀’, 꼬시고 싶은 돌아온 싱글 남자를 줄인 말인 ‘꼬돌남’ 등 남녀의 특징을 반영한 어휘도 나왔다.

국어원 측은 “이렇게 특정 부류를 가리키는 접사로는 ‘-족(族)’, ‘-남(男)’, ‘-녀(女)’가 적극적으로 사용됐으며 ‘앵그리맘’과 같은 외래어를 기반의 신어비율도 64%로 높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사회·경제(24%, 80개), 통신(14%, 47개) 어휘도 많이 포함됐다.

사회 경제적 어려움을 반영한 ‘임금 절벽’, 급격하게 오른 주거 비용 때문에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현상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주거 절벽’ 등이 수록됐으며 특히 우리 사회를 ‘일자리 절벽’, ‘재벌 절벽’, ‘창업 절벽’ 등으로 설명한 고재학의 저서 ‘절벽사회’에서 유래한 ‘절벽’계 어휘들이 다수를 차지했다.

SNS 사용의 확대로 ‘먹스타그램’, 그 사람의 인생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할 정도로 잘 나온 사진을 뜻하는 ‘인생짤’, 게시물을 빛의 속도와 같이 매우 빠르게 삭제한다는 뜻의 ‘광삭’ 등 통신 관련 어휘들이 그 뒤를 이었다.

감정을 표현하는 신어는 10개로 확인됐다.

국어원 관계자는 “‘고급지다’, ‘심멎’, ‘핵꿀잼’ 등의 긍정적 어휘가 8개인 반면에 ‘노관심’,‘극혐오하다’와 같은 부정적 어휘는 2개에 불과했다는 점이 흥미롭다”면서 “최근 불경기와 취업난에 비추어 보면 의외의 결과”라고 분석했다.

국립국어원은 매해 조사 전 12개월에 걸쳐 발간된 대중 매체의 언어를 대상으로 자동 신어 조사기를 활용해 비속어 제외 등의 신어 선정 기준에 따라 그해 신어를 최종 선정한다. 이렇게 선정된 신어는 이후 지속적인 사용 양상을 관찰해 사전의 등재 여부 및 표준어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2014년 신어 자료집’은 국립국어원 누리집(www.korean.go.kr)에서 내려 받을 수 있다. 국립국어원에서는 신어를 웹사전으로 개발 중인 ‘우리말샘’에 포함시켜 공개할 계획이다.

동아닷컴 도깨비뉴스 임성엽 기자 lsy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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