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주택 1년 에너지 비용이 단 15만원!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2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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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광 발전에 3중 유리창, 두께 30cm 단열재
서울 노원구 2016년 공급 ‘제로에너지 주택’ 가보니

2일 서울 노원구 골마을근린공원 안 ‘제로에너지 실험주택’(위쪽 사진)이 2일 처음 개방됐다. 이날 실험주택을 찾은 주민들은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방법을 관심 있게 경청했다(아래쪽 사진). 노원구 제공
2일 서울 노원구 골마을근린공원 안 ‘제로에너지 실험주택’(위쪽 사진)이 2일 처음 개방됐다. 이날 실험주택을 찾은 주민들은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방법을 관심 있게 경청했다(아래쪽 사진). 노원구 제공
“정말 말도 안돼. 그걸 나보고 믿으라고요?”

2일 오후 노원구 하계동 골마을근린공원 안 ‘제로에너지 실험주택(Mock-up)’을 찾은 주부 김진숙 씨(49)는 가이드의 설명을 듣고도 도통 믿기지 않는 듯 몇 번이고 같은 말을 되풀이했다. 그가 못 믿겠다고 한 것은 실험주택에서 생산되는 전력량. 시간당 7.4kW 연간 5200kW의 전력를 생산하는데 통상적으로 같은 규모의 일반 가정집에서 연간 사용하는 전력(3600kW)보다 많아 쓰고도 남는다는 말 때문이다.

실험주택은 2016년 완공될 ‘제로에너지주택’을 그대로 재현한 전시용이다. 85.17m² 규모의 2층 복층으로 이날 처음 공개됐다.

○ 열 손실 줄이는 실험주택

실험주택의 겉모습은 도심의 단독주택보다는 한적한 시골마을의 전원주택에 가까웠다. 일반적으로 태양광 전지판이 주택 옥상에 놓여 있지만 실험주택에는 2층 정면에 붙어있는 것이 이색적이었다. 1층 현관문을 열고 집 안으로 들어서자 영하권을 맴돈 바깥 날씨와는 달리 훈훈한 공기가 돌았다. 채 5분도 지나지 않아 걸치고 있던 외투를 벗어야 할 정도였다.

실험주택 곳곳에는 놀라운 기술이 숨어 있었다. 태양광 지열을 사용해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것이 일반적인 에너지 절약형 주택이지만 실험주택은 외부에서 전기나 에너지를 공급받지 않고 열 손실을 줄이도록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창호는 국내 처음으로 3중 유리를 설치해 실내에서 실외로 빠져나가는 열을 막았다. 벽면 단열재 두께도 8∼10cm가 보통이지만 30cm를 넣었다. 거실에 있는 전동 블라인드를 작동하면 적절한 실내온도와 쾌적한 공기 흐름을 맞출 수 있다. 가스레인지 대신 전기레인지를, 레인지후드는 천장에 열교환기로 바꿔 달아 에너지 효율을 높였다.

그래도 부족한 에너지는 팰릿보일러와 태양광으로 충당한다. 팰릿보일러는 나뭇가지와 폐 목재, 톱밥으로 만든 팰릿을 연료로 사용한다. 주로 급수·난방 등에 필요한 에너지를 만든다. 외벽에 설치된 일체형 태양광 전지판(26장)으로 집에 필요한 전기에너지를 공급받는다.

국민임대주택(전용 59m² 기준)의 난방 냉방 급탕 조명 환기 등 연간 에너지 비용은 평균 78만7000원인 반면 실험주택은 5분의 1인 수준인 15만 원 정도다. 실험주택 관람은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02-2116-3927

○ 제로에너지 주택 2016년 121채 공급

제로에너지 주택단지는 국토교통부 서울시 노원구가 함께 건설에 나선다. 2016년 처음 입주한 후 최장 6년간 거주할 수 있는 순환형 국민임대주택이다. 신혼부부 대학생 1, 2인 직장인 가구주에게 우선 배정한다. △공동주택(7층) 3개동 106채 △단독주택 2개동 2채 △벽과 벽이 맞닿은 주택 2개동 4채 △3층 연립주택 1개동 9채 등 모두 121채를 실험주택 주변에 짓는다.

김성환 노원구청장은 “국내에서도 신재생 에너지를 이용하는 주택이 있지만 유럽이나 선진국만큼 대중화되지 않았다”며 “세계에서 가장 에너지 효율이 높은 새로운 주거 모형을 건립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조영달 기자 dalsarang@donga.com
#제로에너지주택#서울 노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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