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엔 기업이 선생님인 시대… 産學 손잡고 교육혁신을”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0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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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글로벌산학협력포럼]
15일 코엑스서 개막… 국내외 인사 300여명 참석 성황

1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산학협력을 활성화하기 위한 대규모 행사들이 열렸다. 동아일보와 산학협동재단, 한국산학협력학회가 
개최한 ‘글로벌산학협력포럼’에서 리처드 밀러 미국 올린공대 총장이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위 사진). 같은 날 교육부가 주최한 
산학협력 엑스포 개막식에서 김신호 교육부 차관(아래 사진 오른쪽)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행사 시작을 알리는 버튼을 누르고 있다. 
김미옥 기자 salt@donga.com
1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산학협력을 활성화하기 위한 대규모 행사들이 열렸다. 동아일보와 산학협동재단, 한국산학협력학회가 개최한 ‘글로벌산학협력포럼’에서 리처드 밀러 미국 올린공대 총장이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위 사진). 같은 날 교육부가 주최한 산학협력 엑스포 개막식에서 김신호 교육부 차관(아래 사진 오른쪽)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행사 시작을 알리는 버튼을 누르고 있다. 김미옥 기자 salt@donga.com
동아일보와 산학협동재단, 한국산학협력학회가 산학협력을 활성화하고자 마련한 제2회 글로벌산학협력포럼이 성황리에 개최됐다. 1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산학협력, 이제 산(産)이 답할 때다’를 주제로 열린 포럼에는 국내외 명사와 기업 및 대학의 산학협력 담당자 300여 명이 참석했다. 포럼 참석자들은 교육과 경제의 미래를 위해서는 산학협력이 꼭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미국에서 산학협력을 선도적으로 이끌어간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대학의 책임자들은 산학협력이 가장 효율적인 대학과 기업의 윈윈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선구적인 공학교육으로 ‘작지만 강한 대학’으로 이름을 날리고 있는 올린공대의 리처드 밀러 총장은 기조연설을 통해 ‘교육의 혁신을 위해서는 대학과 산업계의 협력이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던졌다. 밀러 총장은 “올린공대는 다양한 분야의 기업들과 연계해 학생들에게 실무훈련을 시킴으로써 학생들이 졸업하기 전에 이미 엔지니어가 될 수 있도록 교육하고 있다”면서 “인근 대학들과도 연계해 재학생들이 웰슬리대에서 인문교육을, 밥슨대에서 경영교육을 받아 경쟁력을 갖추도록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또 그는 “과거의 교육은 혼자서 지식을 외우는 것이었으나 미래의 교육은 여럿이 팀을 이뤄 지식을 만들어내는 것”이라며 “공학교육도 책이 아니라 기업이 선생님이 되는 시대”라고 말했다.

폴 니첼 조지아텍 교수는 “대학과 산업의 연계가 미래를 위한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면서 “공적인 연구비 지원은 늘 부족하기 때문에 산업계는 대학의 연구비를 지원하는 데 앞장서고, 대학은 기업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연구와 인재를 뒷받침해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규태 서강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서강대는 대학의 기술을 사업화하는 법인을 만들고 중견기업들과 계약학과도 체결하고 있다”면서 우리 현실에 필요한 산학협력 선도모델을 제시했다.

이날 포럼에서는 ‘산(産)이 답할 때다’는 주제에 맞게 기업들이 산학협력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주문이 많이 나왔다.

길영준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부사장은 기업들이 대학과의 산학협력을 통해 연구력을 확보하고 맞춤형 인력을 양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길 부사장은 “갈수록 기술 발전이 빠르고 특히 첨단 분야의 기초연구는 기업이 맡기 어렵기 때문에 정부와 대학, 기업이 모여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그는 “대학이 삼성전자가 필요로 하는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해주면 우리는 학생들에게 장학금과 입사 특전을 준다. 이런 산학협력 프로젝트를 통해 입사한 인재들은 실무적으로 뛰어날 뿐만 아니라 본인의 비전이 명확해 매우 성공적”이라며 “현재 하드웨어 분야에 14개대, 소프트웨어 분야에 26개대 등과 함께하는 산학협력 인력 양성을 계속 확대할 방침”이라고 소개했다.

한국공학교육학회 회장인 이의수 동국대 교수는 ‘산업계의 현장 요구가 먼저다’라는 강연을 통해 “대다수 기업을 맞춤식으로 만족시키는 대학 교육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기업이 대학 교육에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변화가 필요하다”면서 “산학협력이 일과 학습이 통합된 평생학습체제가 될 수 있도록 대학과 기업의 긴밀한 소통이 이뤄져야 한다”고 진단했다.

창조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산학협력에 힘을 쏟아야 한다는 진단도 나왔다.

윤의준 산업통상자원부 R&D 전략기획단 주력산업 MD는 “우리 경제의 근간을 이루는 뿌리산업 관련 기업의 99.6%가 영세한 중소기업이어서 인력 확보와 연구개발에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제조업의 근간인 뿌리산업을 지키기 위해 대학이 뿌리기업의 인력과 기술력을 높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내년부터 정부가 대대적으로 대학의 산학협력을 지원하겠다는 약속도 나왔다.

배성근 교육부 대학지원관은 “이제 대학들이 산학협력 마인드 확산에 그치지 말고 좋은 특허와 아이디어를 시장으로 연결할 때가 왔다”면서 “대학이 연구개발을 하면 정부가 이를 사업, 창업, 시장 진입으로 이어지도록 적극 지원하려고 한다. 내년부터 3년간 450억 원을 투입하고 인력과 정책을 더욱 강화해 대학의 창의적 자산을 실용화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그는 “오늘 포럼의 주제처럼 산학협력에도 글로벌이 중요하다”면서 “그동안 대한민국의 교육정책을 개발도상국에 전수할 때 주로 직업교육이나 정보기술에 집중했지만 이제는 산학협력도 적극 전파하겠다”고 덧붙였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동아일보#글로벌산학협력#창조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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