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운림산방, 유네스코 문화유산 추진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0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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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치 허련이 말년에 거처… 남도의 대표적인 미술성지
전시회 연 4대손 허문화백 “유네스코 가는 기점 됐으면”

전남 진도군 의신면에 자리한 운림산방. 남종화의 산실로 200여 년간 장대한 화맥을 이어온 운림산방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한다. 동아일보DB
전남 진도군 의신면에 자리한 운림산방. 남종화의 산실로 200여 년간 장대한 화맥을 이어온 운림산방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한다. 동아일보DB
전남 진도군 의신면 첨찰산 자락에 자리한 운림산방(雲林山房)은 조선 말기 남종화의 대가인 소치 허련(1808∼1893)이 말년에 거처하면서 창작과 저술활동을 하던 곳이다. 허씨 일가는 200여 년간 5대(代)에 걸쳐 8명의 화가를 배출하며 장대한 화맥(畵脈)을 이어가 ‘살아 있는 미술관’으로 불린다. 1982년 소치의 손자 남농 허건(1908∼1987)이 복원해 국가에 기증했고 2011년 8월 국가지정 명승 제80호로 지정됐다.

남도의 대표적 미술 성지인 운림산방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는 사업이 추진된다. 운림산방 화맥을 이어온 임전 허문 화백(74)은 8일부터 14일간 서울 인사동 ‘아라아트’ 전시장에서 회고전 ‘붓질오십년’을 연다. 이번 전시는 세계문화유산 등재 추진을 위한 첫걸음으로, 전시회 부제도 ‘이제는 유네스코로’로 달았다. 허 화백은 소치의 직계 4대손으로, 할아버지는 미산 허형(1861∼1938), 아버지는 임인 허림(1917∼1942)이다.

허 화백은 전시회를 앞두고 운림산방 화맥과 전통을 보존하고자 총 320쪽에 이르는 도록(300부)을 제작했다. 1대 소치 작품(20점), 2대 미산 작품(19점), 3대 남농 작품(21점), 4대 임인 작품(19점) 등 운림산방 4대 5인의 작품 142점이 수록된 화집이다. 전시회에서는 허 화백의 작품과 도록에 실린 그림을 전시한다. 남종화는 전문 화원들이 그리던 북종화와 대비되는 그림. 담대하면서도 자유로운 형식의 수묵 산수화를 말한다.

허 화백은 “지구상에 수많은 미술관이 있지만 한 가문에서 일가직계로 조손대대 화맥을 이어가는 미술관은 운림산방뿐”이라며 “이번 전시회가 유네스코로 가는 기점이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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