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아베 망언에… 더 바빠진 ‘안중근 전도사’ 2人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8월 18일 03시 00분


코멘트

中조선민족사업촉진회 서명훈 회장
현지서 안의사 기념관 인기높아…동양평화사상 알리려 집중홍보
中다롄 외국어대 김월배 교수
안의사 유해발굴 백방으로 노력…국내서 열린 초청강연에도 참석

중국 하얼빈 역의 안중근 의사 기념관 앞에서 기념 촬영한 서명훈 회장(오른쪽에서 두번째)과 김월배 교수(오른쪽). 김월배 교수 제공
중국 하얼빈 역의 안중근 의사 기념관 앞에서 기념 촬영한 서명훈 회장(오른쪽에서 두번째)과 김월배 교수(오른쪽). 김월배 교수 제공
중국 헤이룽장(黑龍江) 성 하얼빈(哈爾濱) 시 조선민족사업촉진회 서명훈 명예회장(84)과 랴오닝(遼寧) 성 다롄(大連)외국어대 김월배 교수(48)는 ‘안중근 전도사’다. 조선족인 서 회장과 내국인인 김 교수는 공동 저술 등 각종 안 의사 선양 사업을 같이 펼치고 있다.

이들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과거사 망언이 이어지면서 더욱 바빠졌다. 김 교수는 18일 충남 아산시 청소년문화센터에서 ‘안중근 의사의 후손된 도리’라는 광복절 기념 강연을 갖는다. 아베 내각이 일본 패전일인 15일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강행한 시점에서 열리는 강연이다. 김 교수는 강연에서 아직도 위치조차 확인하지 못한 안 의사의 유해 발굴에 대한 관심을 촉구한다.

“‘나의 뼈를 하얼빈 공원에 묻었다가 국권이 회복되면 고국으로 반장(객지에서 죽은 사람을 고향으로 옮겨 장사 지냄)해 달라’는 안 의사 유언을 아직도 들어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국가 존망이 위태로울 때 살신성인한 분들을 국가가 지켜 드리지 못한다면 누가 국가를 위하여 희생할 수 있겠습니까.”

조선상업사로 박사 학위를 받은 김 교수는 2006년 1월 하얼빈 시에 세워진 안중근 의사 동상 건립 과정에 참여했다가 안 의사 연구에 뛰어들었다. 현재 안중근 뼈대찾기 운동본부 중국 지회장이며 올해 4월 안태근 한국외국어대 겸임 교수와 공동으로 ‘안중근 의사의 유해를 찾아라’를 펴냈다. 2011년에는 서 회장과 같이 ‘안중근 의사 지식문답’이라는 중국어 한국어 영어 등 3개 국어의 저술을 출간했다. 김 교수는 “정부가 2008년 안 의사가 사형을 당한 다롄 시 뤼순감옥 뒤편에 대해 유해 발굴을 시도했다가 실패한 근거가 충분하지 않으면 발굴 시도를 꺼리는데 세월이 지날수록 유해 찾기는 어려워진다”며 “외교적 절차가 복잡하지 않은 지표 투과 레이더(GPR) 방식을 활용해 발굴 시도를 계속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다롄시 문물관리위(문화재발굴위원회 성격)가 2001년 안 의사 유해 매장 장소로 지목한 뤼순감옥 공공묘지에 대한 조사를 제안했다.

서 회장은 요즘 안 의사에 대해 전에 없이 관심이 높아진 중국 언론에 안 의사 재조명의 방향을 제시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서 회장은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의 정상회담을 계기로 ‘안중근 의사 기념관’이 1월 19일 하얼빈역으로 이전 개관한 뒤 안 의사 열기가 뜨겁다”며 “기념관은 이전 개관 후 7개월 만에 방문객이 10만 명을 넘어서 하얼빈에서 가장 인기 높은 박물관이 됐다”고 소개했다. 언론의 안 의사 재조명 작업도 활발하다. 헤이룽장 성 TV의 국제채널이 안 의사 다큐멘터리 3부작 제작을 완성해 연말 방영을 준비 중이다. 북방문학이라는 저널은 안 의사 관련 논문과 글을 집중 게재하고 있다.

“중국 언론의 안 의사 재조명이 이토 히로부미 암살이라는 단편적 사건에 국한돼 있어요. 안 의사 의거 당시 아시아 모든 국가들이 식민지 상태였으니 의거는 중요한 사건임에는 틀림없죠. 하지만 안 의사의 진면목은 그의 동양평화사상에 있어요.”

서 회장은 중국 내 최고의 안중근 연구가다. 하얼빈시 종교민족국 부국장(공무원)을 지내면서 연구를 거듭해 ‘안중근, 하얼빈에서의 열하루’ 등 4권의 저작을 펴냈다. 서 회장은 “안 의사 평화사상 연구가 부족하다 보니 일본에서 안 의사를 테러리스트라고 규정하고 한국 내에서도 일부가 일본의 입장에서는 그럴 수 있다는 태도를 보인 것으로 알려져 안타깝다”며 “일본은 당시 침략국이었고 안 의사는 무장독립투쟁 중이었으므로 테러가 아닌 정당방위였다”고 말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