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산업화 그늘 다룬 황석영 소설, 중남미서 공감”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7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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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낙원교수 ‘객지’ 등 스페인어 출간

한국이 아직까지 노벨 문학상을 받지 못하는 주요한 요인 중 하나가 ‘번역’이다. 시나 소설이 다양한 외국어로 번역되지 않아 외국인들이 한국 문학을 접할 기회가 많지 않다. 영어권 국가에는 최근 번역이 늘고 있지만 전 세계 19개국의 공용어로 4억 인구가 사용하는 스페인어의 경우 여전히 불모에 가깝다. 이 같은 상황에서 엄청난 시간과 노력을 필요로 하는 번역에 매진하는 최낙원 교수(59·전북대 스페인·중남미학과·사진)의 작업은 의미가 크다.

최 교수는 최근 황석영의 소설을 스페인어로 번역한 ‘La Tierra Forastera’(객지)를 아르헨티나에서 출간했다. 이 책에는 ‘객지’와 ‘입석 부근’ ‘탑’ ‘돌아온 사람’ 등 황석영의 대표적 중단편 소설 8편을 모았다. 스페인어 감수는 아르헨티나에서 활동하는 소설가 올리베리오 코엘료가 맡았다. 책을 펴낸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바호라루나 출판사는 한국 문학을 중남미 스페인어권 독자들에게 알리는 견인차 역할을 해오고 있다. 그동안 김열규의 ‘기호로 읽는 한국문화’, 송기원 시집 ‘단 한 번도 보지 못한 내 꽃들’, 한강의 ‘채식주의자’, 김성동의 ‘만다라’ 등을 출판했다.

최 교수는 여러 편의 스페인 소설을 우리말로 번역했고 2007년에는 우리 고전 ‘춘향전’을 스페인어로 번역해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출간했다. 또 스페인 바르셀로나 지역의 지방언어인 카탈루냐어-한국어 사전을 펴내기도 했다.

그는 “산업화 과정에서 소외된 사람들의 아픔과 성장의 그늘을 그린 황석영 작가의 소설이 중남미 사람들에게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며 “더 많은 우리의 시와 소설을 스페인어권 독자들에게 알리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한국외국어대를 졸업하고 스페인 마드리드국립대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전북대 학생처장, 한국 스페인어문학회 부회장, 계간 ‘시와 반시’ 기획편집위원을 역임했다.

김광오 기자 kokim@donga.com
#최낙원#객지#번역#스페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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