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언, 소환불응하면 ‘대한민국의 敵’ 될 것”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5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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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한달/유병언 일가 수사]
檢 “당연히 나올 것”… 내일 출석 압박
금수원측 “신도 1500여명 모여”… 유병언 소재엔 “잘 모른다” 말 흐려

금수원에 집결하는 신도들 14일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체포가 임박해지자 유 전 회장의 주 거처로 
알려진 경기 안성시 금수원(기독교복음침례회 안성교회)에 교인들이 모이고 있다. 금수원 정문에는 ‘대한민국 헌법 20조 모든 국민은
 종교의 자유를 가진다’라고 쓰인 현수막이 붙어 있다. 안성=박영대 기자 sannae@
금수원에 집결하는 신도들 14일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체포가 임박해지자 유 전 회장의 주 거처로 알려진 경기 안성시 금수원(기독교복음침례회 안성교회)에 교인들이 모이고 있다. 금수원 정문에는 ‘대한민국 헌법 20조 모든 국민은 종교의 자유를 가진다’라고 쓰인 현수막이 붙어 있다. 안성=박영대 기자 sannae@
“유병언 씨가 대한민국을 적으로 돌릴 생각이 없다면 (검찰이 출석을 요구한 16일에) 나올 것이라고 본다.”(14일 검찰 고위 관계자)

소환에 불응하고 잠적한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일가에 대한 검찰의 압박은 14일에도 계속 이어졌다. 검찰은 이날 소환에 불응한 장남 대균 씨에게 1급 지명수배를 내리며 압박강도를 높였다. 한 검찰 관계자는 대균 씨의 소환 불응에 대해 “비상식적이고 이례적 처사”라고 강하게 비난하기도 했다. 기독교복음침례회(일명 구원파) 신도들은 이날도 검찰의 진입에 대비해 총본산인 경기 안성시 금수원에서 출입구를 가로막고 대치했다.

○ “유병언, 있는지 없는지 우리도 몰라”

금수원 관계자는 “어제(13일)부터 1500명 정도 왔다. 밖에선 별로 안 보이지만 안에 모여 있다. 오늘 지방에서도 더 올라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전까지 금수원을 취재하던 기자들을 일방적으로 몰아냈던 것과 달리 기자들에게 의자와 물을 제공하고 적극적으로 설명하는 모양새도 보였다. 자신을 기독교복음침례회 사무국 직원이라고 밝힌 조모 씨는 “세월호 참사는 진심으로 애도하지만 사고 원인이 구원파라는 건 말도 안 된다”면서 “검찰이 우리한테 쏟는 힘으로 사고 원인을 더 조사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신도들은 유 전 회장이 금수원에 있느냐는 질문에는 “안에 있는지 없는지 모른다”고 답했다. 기자들이 “있다, 없다 둘 중 하난데 모른다는 건 뭐냐”고 재차 묻자 조 씨는 “나도, 교단도 확인해 본 적이 없다”면서 “이 안에서 본 적이 없기 때문에 확답을 해줄 수 있는 사람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 유병언 ‘도마뱀 꼬리 자르기’ 전략?


검찰은 금수원에 강제로 진입해 유 전 회장 일가를 체포하는 방안은 후순위로 미뤘다. 자칫 신도들과의 충돌에서 불상사가 우려될 뿐 아니라 진입했다가 유 전 회장 일가가 금수원에 없을 경우 ‘종교탄압’이라는 프레임에 말려들 수도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검찰은 소환 불응을 비상식적이라고 비난하면서도 마구잡이식으로 대응하진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검찰 관계자는 “(자녀들과는 달리) 유 전 회장이 사회적 지위도 있고, 이번 사안의 사회적 중대성을 감안하면 당연히 출석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유 전 회장은 1991년 오대양사건과 관련해 검찰 수사를 받을 때도 한동안 연락이 되지 않았다. 당시 수사를 맡았던 전직 검찰 간부는 “소환통보를 했는데 소재불명으로 송달이 안돼 측근을 통해 간신히 연락을 했다”면서 “‘바빠서 못 오겠다’고 버티는 걸 수사관을 보내 비밀장소에서 만나는 등 갖은 노력을 다했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에서 측근들은 모조리 구속되는데 일가가 잠적해버린 것처럼, 당시에도 유 전 회장이 ‘도마뱀 꼬리 자르기’식 전략을 구사했다고 그는 평가했다.

최우열 dnsp@donga.com / 안성=박희창·조건희 기자

[기독교복음침례회 및 유병언 전 회장 관련 정정 및 반론보도문]
#금수원#유병언#세모그룹#구원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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