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가락으로 숫자 개념 익혀주세요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3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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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과 놀자!/재능교육과 함께 하는 스토리텔링 수학]

그림1 「스스로수학」A07 학습교재(만 2.5∼3.5세 학습) 그림2 「스스로수학」B12 학습교재(만 3.5∼4.5세 학습)
그림1 「스스로수학」A07 학습교재(만 2.5∼3.5세 학습) 그림2 「스스로수학」B12 학습교재(만 3.5∼4.5세 학습)
오늘 간식은 아이가 제일 좋아하는 과자와 사탕. 엄마는 미소 지으며 아이에게 질문을 던집니다. “과자와 사탕 중에 어떤 게 개수가 더 많아?” 그릇에 담긴 과자는 네 개, 사탕은 다섯 개입니다. 사탕이 과자보다 한 개 더 많은 거죠.

아이는 잠시 망설이다가 대답합니다. “음…. 과자!”

기대에 차서 아이를 바라보던 엄마의 얼굴이 실망으로 가득합니다. “아니, 왜?”

“과자가 더 크잖아!”

어이없는 대답에 엄마는 폭발 직전입니다. “더 큰 거 말고, 어떤 게 개수가 더 많냐고?”

그러자 아이도 이내 짜증을 부립니다. “으앙, 몰라. 난 과자가 먹고 싶단 말이야∼.”

○ 짝짓기로 비교하는 두 집합의 크기


과자와 사탕 중에 어떤 것의 개수가 더 많은가? 이것은 두 집합 간의 수량을 비교하는 문제입니다. 엄마에겐 너무도 쉬운 이 문제가 아이에겐 왜 그토록 혼란스러웠을까요? 아이들은 ‘양’과 ‘수량’을 구별하기 어려워 눈으로 보기에 크거나 많아 보이는 것이 아이들에게 정답이기 때문입니다. 이럴 땐 아이를 탓하기보다 과자 위에 사탕을 하나씩 얹어 짝을 지어 주세요. 더 많은 쪽이 짝을 얻지 못한 채 남겠죠? 그때 아이에게 “어떤 게 더 많지?” 하고 다시 물어보세요. 아이는 ‘남은 쪽이 더 많은 쪽’이라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이해하게 될 것입니다.

이렇게 두 집합의 원소를 하나씩 짝지으면 원소가 모자라는 쪽의 집합이 더 적고, 반대로 남는 쪽의 집합이 더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것을 ‘일대일 대응’이라 하는 것이지요. [그림1]을 보면 아이들과 세발자전거를 하나씩 짝짓고, 남은 것에 표시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짝짓고 남은 것에 표시함으로써 어느 쪽이 더 많은 집합인지 자연스럽게 인식할 수 있게 됩니다.

수준이 더 올라가면 도넛보다 하나 더 많은 것과 딸기보다 하나 더 적은 것을 찾아 표시하는 [그림2]와 같은 문제도 풀 수 있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기준이 되는 사물을 알고, 나머지 사물들의 개수를 세어, 하나 더 많은 것과 하나 더 적은 것을 찾아봄으로써 수량의 개념을 알고 집합의 크기를 비교할 수 있게 됩니다.

○ 집합을 통해 수와 수량 이해하기

아이들은 수(숫자)와 수량을 연결해 생각하는 데 익숙지 않습니다. 숫자 3과 세 개가 서로 연결된다는 사실을 모르는 것이지요. 숫자를 잘 센다고 해서 그 수의 의미까지 제대로 알고 있는 건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럼 아이들이 수의 개념을 정확히 이해하도록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때 필요한 것이 집합의 크기 비교를 통해 대등집합을 인식하는 것입니다. 다음의 예는 대등집합을 이용하여 과자와 빵의 개수를 수와 연결하는 과정입니다.

엄마 “그릇에 과자가 몇 개 있나 세어 볼까?”

아이 “하나, 둘, 셋! 세 개요.”

엄마 “그럼 이번엔 빵을 세어 보자. 빵은 몇 개일까?”

아이 “하나, 둘, 셋! 빵도 세 개요.”

엄마 “맞아∼ 잘했어! 과자와 빵이 세 개씩 있지. 같은 개수만큼 있네. 그러니까 과자랑 빵은 모두 숫자 3으로 나타낼 수 있단다.”

아이는 서로 다른 과자와 빵의 개수가 똑같은 숫자로 표현될 수 있다는 사실에 놀랄 것입니다. 하지만 곧 사물의 일대일 대응을 통해 수량이 가지는 수의 원리를 자연스럽게 이해하게 됩니다.

그림3 「스스로수학」A08 학습교재(만 2.5∼3.5세 학습)
그림3 「스스로수학」A08 학습교재(만 2.5∼3.5세 학습)
○ 손가락으로 열까지 세어보자

수 세기는 하나에서 다섯까지의 수를 익히는 것에서 시작하여 열까지 세는 단계로 나아갑니다. 다섯까지는 곧잘 세던 아이들도 여섯부터는 어려워하곤 하는데 이때 [그림3]처럼 손가락을 이용해 수를 셀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신체를 활용해 수를 세는 것은 수와 수량을 눈으로 확인하며 익힐 수 있어 효과적입니다. 한쪽 손으로는 다섯까지 셀 수 있다는 것을 알려 주고, 개수를 셀 때는 세는 단위와 함께 셀 수 있도록 지도하면 좋습니다.

○ 생활 속에서 익히는 수와 수량

생활 속에서 수와 수량을 쉽고 재미있게 익힐 수 있는 방법은 아주 많습니다. 내 그릇과 동생 그릇에 담긴 과자의 수를 각각 세는 과정은 아이에게 군침이 넘어갈 정도로 흥미진진한 경험이 될 것입니다. 유치원 버스를 기다리며 화단에 피어 있는 꽃의 개수를 세어 보는 것도 좋습니다. 화단의 빨간 꽃과 노란 꽃 중에서 어떤 꽃이 더 많은지, 혹은 몇 개나 많은지 이야기 나눠 보세요. 아이와 함께 손을 잡고 계단을 오르며 수를 세는 건 어떨까요? 수를 알아간다는 것은 아이가 직관에서 벗어나 세상을 구체적으로 파악하는 법을 배우는 것입니다. 처음부터 무리하게 강요하지 말고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수와 친해지도록 도와주세요.

최호원 재능교육 스스로교육연구소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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