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마을기업, 완주 농촌의 미래 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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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3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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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계마을기업 바쁜 나날… 김치-두부 만들어 고소득
전북도는 판로개척 나서… 美-日 기자들 열띤 취재

도계마을기업 주민들이 마을 작업장에서 상황버섯김치를 만들고 있다. 이 김치는 마을에서 생산한 재료만을 이용해 할머니들의 손맛으로 담아 날개 돋친 듯 팔린다. 도계마을기업 제공
도계마을기업 주민들이 마을 작업장에서 상황버섯김치를 만들고 있다. 이 김치는 마을에서 생산한 재료만을 이용해 할머니들의 손맛으로 담아 날개 돋친 듯 팔린다. 도계마을기업 제공
전북 완주군 용진면 도계마을.

전주시 외곽의 전형적인 농촌마을이지만 마을 분위기는 고령화로 활기를 잃어가는 여느 농촌 마을과는 사뭇 다르다. 이 마을 역시 주민 대부분이 노인이지만 농한기에도 손을 놀리는 사람이 없다. 이 마을 52가구 가운데 50가구가 참여해 만든 마을 기업인 도계마을기업(대표 이일구·74) 때문이다. 도계마을기업에서는 마을 주민들이 직접 김치와 두부를 생산해 높은 소득을 올리고 있다. 배추 콩 등 재료는 모두 농민들이 직접 재배한 것이다. 주민들은 생산한 제품을 마을에서 멀지 않은 용진농협로컬푸드 직매장에서 판매하고 KCC전주공장 구내식당에 두부를 납품한다. 김치에는 역시 이 마을에서 나오는 몸에 좋은 상황버섯을 넣어 기능성 김치로 부가가치를 높였고 재래식 우리 콩을 사용해 전통방식대로 만든 두부는 없어서 못 판다. 김치 담그기와 두부 만들기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지난해에는 당초 매출 목표인 1억5000만 원의 2배가 넘는 3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안전행정부가 주관하는 우수마을기업상을 타 인센티브로 2000만 원의 사업개발비도 받았다. 연말에는 판매 수익금 4000만 원을 출자액에 따라 주민들에게 배당했다. 이곳에서 일하는 주민들은 일당 5만 원씩을 따로 받는다.

이 마을기업은 마을 공동체를 복원하는 데도 앞장서고 있다. 자식들과 떨어져 홀로 사는 노인들의 생일날 마을 주민들이 모두 모여 생일상을 차려주고 결연회사인 클린하우스 세탁공장과 연결해 노인들이 하기 힘든 이불빨래를 대신 해주고 있다. 지금까지 전국 50여 개 자치단체에서 벤치마킹을 다녀갔고 미국과 일본 기자들이 취재를 해가기도 했다.

마을기업은 마을 주민들이 지역의 자원을 활용해 지역공동체를 되살리고 노인 일자리를 만드는 사업이다. 지역에서 나는 농특산물을 활용한 가공품을 만들어 팔거나 지역의 문화 역사 자연환경을 활용한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해 소득을 올리는 것이다.

전북도는 2010년부터 47개 마을을 지원하고 있으며 올해 18개 마을을 추가로 선정했다.

지금까지 47개 마을기업이 485명(임시직 포함)의 일자리를 만들었고 65억 원 이상의 매출 실적을 올린 것으로 집계됐다. 마을기업으로 선정되면 첫해에 5000만 원을 지원받고 1년 후 재심사를 통과하면 3000만 원을 추가로 지원받는다.

완주 도계마을기업 외에도 전국의 면 지역에서 가장 많은 박사를 배출해 박사마을로 불리는 임실군 삼계면 학정마을기업(대표 신승철)의 ‘박사골 엿’, 다문화가정 여성들을 고용해 보리빵 등을 생산하는 완주군 고산면 ‘마더쿠키’(대표 강정래)도 성공한 마을기업으로 꼽힌다. 청정 시래기를 판매하면서 농사와 전통문화체험을 연계한 김제시 성덕면 남포들녘 마을기업(대표 오윤택)과 민박과 산골체험을 정착시킨 남원시 인월면 달오름 마을기업(대표 황태상)도 성공 사례다.

전북도는 마을기업의 취약 요소인 마케팅과 판로 개척을 위해 전북경제통상진흥원의 세무 회계 위생 마케팅 등 분야별 전문가를 활용해 맞춤형 컨설팅을 할 계획이다. 마을기업 판로 개척을 위해 큰장터를 운영하고 G마켓 옥션 등 온라인 마켓에 전북마을기업 상품관을 마련해 판촉 할인행사를 지원할 예정이다.

김광오 기자 kokim@donga.com
#도계마을#도계마을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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