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대입비리 혐의 양승호 전 롯데 감독 등 26명 적발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3월 21일 11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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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고대 등 대학 7곳, 프로 감독·선수 출신 12명 연루

검찰이 학부모에게 돈을 받고 고교 야구선수를 대학에 입학시킨 혐의로 유명 대학과 수도권 고교 야구감독 등 26명을 적발했다고 21일 밝혔다.

인천지검 특수부(황의수 부장검사)는 야구특기생 대입비리 사건 수사결과 브리핑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배임수재 등 혐의로 12명을 구속하고 13명을 불구속 기소, 1명을 기소중지했다고 검찰은 전했다.

검찰에 따르면 양승호 롯데자이언츠 전 감독은 고려대 야구부 감독이던 2009년 '대학에 입학시켜달라'는 청탁과 함께 서울 모 고교 야구부 감독을 통해 학부모로부터 1억 원을 받고 학생을 입학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천보성 한양대 전 감독과 정진호 연세대 감독은 학부모로부터 입시 청탁과 함께 각 1억 3000만 원과 3000만 원을 받고 학생을 대학에 입학시켰다.

이광은 LG 트윈스 전 감독은 연세대 감독 시절 고교 학부모로부터 3000만 원을 받고 학생을 입학시킨 혐의 등으로 적발됐으나 도주했다.

이들은 학부모에게 직접 또는 고교 야구부 감독을 통해 학생 1인 당 2500만¤1억 원의 거액을 받고 선수를 대학에 입학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대한야구협회 심판위원 등이 브로커로 활동하며 고교 감독과 대학 감독을 연결시켜주고 돈을 나눠 갖거나 입학시킬 능력이 없으면서 돈을 받아 적발된 경우도 있다.

연세대와 고려대, 단국대, 동국대, 동아대, 한양대, 경희대 등 7곳이 이번 야구특기생 대입비리 사건에 연루됐다.

대학 전·현직 감독 8명과 대한야구협회 심판위원을 포함한 브로커 5명, 고교 야구부 감독 4명, 학부모 9명이 적발됐다. 이중 프로야구 선수 또는 감독 출신은 12명에 이른다고 검찰은 밝혔다.

이같은 비리가 야구특기생 선발과정이 형식상의 입학 전형을 거칠 뿐 대학 감독 1명이 사실상 선수 선발의 전권을 행사하고 사전 스카우트를 통해 내정한 고교 선수가 선발되는 구조에 기인한다고 검찰은 전했다.

고교 야구 감독은 대부분 계약직으로 선수의 명문대 진학 여부 등에 따라 계약 갱신이 결정되므로 학부모들이 입시 청탁하는 경우 거절하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검찰은 덧붙였다.

대한야구협회(KBA)는 이와 관련해 검찰에 공문을 보내 야구 지도자가 입시 관련 금품수수나 승부조작 등 비리 행위가 적발돼 100만 원 이상 벌금이나 집행유예를 선고받으면 최장 10년 간 활동할 수 없도록 자격 요건을 강화하고 열악한 아마추어 야구계에 대한 예산 지원책도 마련하기로 약속했다.

<동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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