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금강공원 케이블카 2대 갑자기 멈춰 46명 지상 25m서 공포의 3시간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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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도르래 파손 추정”

20일 오후 2시 50분경 부산 동래구 온천동 금강공원 케이블카 2대가 공중에 멈춰 승객 46명이 1∼3시간 공포에 떨었다. 이 케이블카를 운영하는 유창삭도는 “상행선 케이블카가 출발하고 3분 정도 지나 전체 1260m에서 600m쯤 간 시점에서 탑승안내원에게서 ‘케이블카에 소리가 나고 이상이 생겼다’는 무전 연락이 온 뒤 멈춰 섰다”고 밝혔다.

이 사고로 상행선 8명, 하행선 38명의 승객은 지상 25m 높이의 케이블카 2대에 갇혀 애타게 구조를 기다렸다. 부산소방본부 산하 119구조대원들이 사고 1시간 만인 오후 3시 50분부터 케이블카에서 내려준 비상로프를 타고 올라가 구조를 시작했다. 구조대원들은 케이블카 바닥의 비상 탈출구를 통해 승객을 한 명씩 구조용 통과 로프에 태워 지상으로 내려 보냈다. 오후 5시 40분 구조가 끝났고 3명은 타박상과 쇼크로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부모와 함께 상행선 케이블카를 탄 백주현 씨(32·부산 해운대 우동)는 “케이블카가 갑자기 ‘씽’ 하고 속도를 내면서 미끄러져 가다가 와이어 끊어지는 소리와 타는 냄새가 난 뒤 급정거를 했다”면서 “순간 다 죽은 줄 알고 부둥켜안았다”며 울먹였다.

어린이 6명을 포함해 가족들과 함께 하행선 케이블카를 탄 조미선 씨(43·서울 강남구 개포동)는 “잘 내려오던 케이블카가 갑자기 미끄러져 ‘죽었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비명을 지르면서 바닥에 앉았다”고 말했다.

경찰은 케이블카에 연결되는 2개의 와이어 중 1개가 이탈하면서 도르래가 파손돼 운행이 중단된 것으로 추정하고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부산 유일의 금강공원 케이블카는 1966년에 완공돼 공원 입구에서 금정산성 남문까지 1260m를 오르내리며 올해로 48년째 운행되고 있다.

부산=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부산#케이블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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