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대구 백화점들 화두는 ‘상생과 나눔’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2월 13일 03시 00분


■ 지역밀착형 경영 눈길

인근 시장 상인들과 상생교류를 확대하고 있는 롯데백화점 대구점 직원들이 11일 오후인근 번개시장에서 과일을 고르고 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인근 시장 상인들과 상생교류를 확대하고 있는 롯데백화점 대구점 직원들이 11일 오후인근 번개시장에서 과일을 고르고 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11일 오후 대구 중구 태평로1가 번개시장. 직장 동료 사이로 보이는 손님 10여 명이 한창 장을 보고 있었다. 이들은 인근 롯데백화점 대구점 직원. 퇴근길에 일부러 번개시장에 들러 ‘전통시장 쇼핑’을 했다. 최근 번개시장과 롯데백화점이 협력하기로 손을 잡은 이후 나타난 풍경이다. 김상배 영업지원팀장(50)은 “오랜만에 전통시장을 둘러보고 물건도 샀다”며 “상인들이 덤이라며 과일을 더 담아주는 모습이 무척 정겹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번개시장 상인들은 최근 백화점에서 친절 서비스 교육을 받기 시작했다. 백화점 경영 방식을 시장에 접목해 손님에게 더 나은 모습을 보여주려는 목적이다. 롯데백화점은 올해 9월 지역상생연구회를 만들어 전통시장과 공존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대구지역 백화점들의 지역밀착형 경영이 눈길을 끈다. 롯데백화점 대구점이 번개시장과 손잡은 것은 상권 활성화를 통한 상생과 함께 지역을 생각할 줄 아는 유통기업 이미지를 위해서다. 롯데백화점 측은 “대형 백화점이 지역 상권을 침체시킨다는 인식이 평소 적잖이 부담스러웠다”며 “서로 도움이 될 길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찾아 협력하면 좋지 않겠느나”고 말했다.

현대백화점 대구점은 올 들어 고객과 협력사, 임직원이 함께하는 헌혈캠페인을 벌여 호응을 얻고 있다. 헌혈을 통해 고객과 따뜻한 마음을 나누고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에도 기여하겠다는 뜻. 한 달에 한두 번 대한적십자사 헌혈차량을 지원받아 현재까지 1200여 명이 헌혈에 참여했다. 백화점 9층에 있는 다목적 공연장(토파즈홀)에서는 매달 가수 콘서트, 뮤지컬, 연극 등 공연과 회화, 사진 등의 전시회가 열린다. 입장료 수익은 모두 저소득층 주민 돕기에 쓴다. 백화점과 붙어 있는 대구약령시와는 이미 다양한 협력사업을 펴고 있다.

대구백화점이 1991년 구성한 한마음 봉사단은 직원 400여 명과 협력업체 사원 3000여 명이 불우이웃돕기와 사회복지시설 봉사를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최근에는 장학과 문화 사업에도 관심을 쏟는다. 봉사단은 대구시장 봉사단체상(2006년), 봉사자의 날 대통령상(2007년)을 받아 나눔문화 확산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고객들이 기부에 관심을 갖도록 분위기 메이커 역할도 한다. 롯데백화점 대구점은 14, 15일 ‘아름다운가게와 함께하는 크리스마스’ 행사를 마련한다. 예전에 백화점에서 구입한 아동 의류를 기부하고 브랜드별 세일 행사에 참여할 수 있다. 대구백화점은 25일까지 프라자점 1층에서 ‘희망의 동물농장’을 연다. 고객들의 기부금으로 인도와 아프리카 콩고민주공화국 어린이들에게 토끼나 돼지 등 동물을 보내는 캠페인이다. 구승본 대구백화점 지원실장은 “고객들이 백화점에서 쇼핑을 하면서 기부와 나눔의 정신도 느끼도록 특색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백화점#번개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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