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과 놀자!]재미없는 숫자들, 보기 쉽게 바꿀 수 없을까?

■ 주어진 수치로 그래프 만들기

효진이네 모둠에서는 친구들이 쓴 동시, 편지, 재미있는 글을 모아 책을 만들려고 합니다. 먼저 친구들이 쓴 글 사이에 넣을 재미있는 코너를 생각하기로 했어요.

소영이가 말했습니다. “나는 친구들의 취미를 조사해서 앙케트(설문조사)로 꾸미면 재미있는 코너가 될 것 같아.”

정현이가 의견을 보탰습니다. “앙케트 조사하면 참 재미있겠다. 그런데 취미 말고 우리 반 친구들의 장래 희망을 조사해 보는 건 어떨까?” 정현이의 말에 모두 찬성했습니다.

장래 희망을 조사하기 위해 효진이네 모둠에서는 많이 대답할 만한 직업을 3개 골랐어요. 의사 교사 연예인. 이 중에서 장래 희망이 무엇인지 친구들에게 물어보고, 다른 직업이 답으로 나오면 기타 항목에 넣기로 했습니다.

효진이는 이틀 동안 조사한 결과를 표로 만들었습니다. 전체 학생 수와 여러 직업에 해당하는 학생 수는 보기 편했지만 친구들이 가장 많이 또는 적게 희망하는 직업이 무엇인지는 한눈에 알아보기 쉽지 않았어요. 그래서 표와 함께 띠그래프를 그려 넣기로 했습니다.[표 1]

그래프를 그리니까 희망 직업을 알아보기 편했어요. 효진이와 친구들은 책이 아주 근사하게 나올 것 같아 완성되기를 기다리는 중입니다.

이처럼 그래프는 여러 내용과 수량의 복잡한 관계를 한눈에 보여주는 표현 방법입니다. 장래 희망을 조사해서 직업의 비율을 띠 모양으로 나타낸 그림을 띠그래프라고 합니다. 어떻게 만드는지 자세히 알아볼까요.

우선 자료에서 전체에 대한 각각의 항목이 차지하는 백분율을 구합니다. 의사 교사 연예인을 희망하는 학생 수가 전체 조사 대상인 학생 수의 몇 %에 해당하는지 계산하는 겁니다. 전체 학생 40명 중에 의사는 14명이므로 14 ÷ 40×100=35%입니다. 이런 식으로 교사와 연예인, 기타 직업의 백분율을 계산하면 됩니다. 백분율의 합계가 100%가 되는지를 꼭 확인해야 합니다.

다음은 항목별로 차지하는 백분율만큼 띠를 나누고, 그 위에 항목과 해당 백분율을 쓰는 겁니다. 효진이가 조사한 자료를 길이 10cm의 띠에 나타낸다면 이 길이를 100%로 생각하여 의사는 3.5cm, 교사는 3cm, 연예인 2cm, 기타 1.5cm가 되도록 나누면 됩니다.

문제 하나를 풀어볼까요? 효진이가 신문을 읽다가 2000∼2020년 국내 연령별 인구 구성비의 변화를 예측한 띠그래프를 보았습니다. 여기서 시간이 갈수록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점점 낮아지는 연령층은 몇 세일까요?[표 2]

답을 구하려면 2000년에서 2020년으로 갈수록 연령층별로 띠의 길이가 어떻게 변하는지 살펴봐야 합니다. 14세 이하는 띠가 점점 짧아지고 65세 이상은 띠가 점점 길어집니다. 15∼64세 연령은 띠 길이가 거의 변하지 않습니다. 시간이 갈수록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점점 낮아지는 연령층은 14세 이하임을 알 수 있지요.

두 번째 문제도 풀어봅시다. 위의 띠그래프에서 2020년에는 65세 이상 인구비율이 2000년에 비해 약 몇 배가 될까요? 소수 둘째 자리에서 반올림해서 구해 보세요. 띠그래프의 단위가 %이므로 65세 이상 인구 비율은 2000년 7.2%, 2020년 15.6%입니다. 15.6 ÷ 7.2=2.1666…이므로 소수 둘째 자리에서 반올림하면 답은 2.2배가 됩니다.

띠그래프를 보고 연령별 인구 구성비가 어떻게 변화하는지 예측해서 쓰라는 서술형 문제가 나오면 답을 어떻게 써야 할까요? 띠그래프 분석내용을 참고하면 됩니다. 연도별로 연령층의 비율이 늘어나는지, 줄어드는지, 늘었다가 줄어드는지, 변화가 거의 없는지를 보는 겁니다. 다음과 같이 답을 쓸 수 있겠네요.

<답> 2000년에서 2020년으로 갈수록 14세 이하가 차지하는 부분의 띠 길이가 점점 짧아지고 65세 이상이 차지하는 부분의 띠 길이는 점점 길어지므로 연령별 인구 구성비는 시간이 갈수록 14세 이하의 비율은 낮아지고 65세 이상의 비율은 높아질 것이다.

혹시 신문이나 TV에서 원 모양의 그래프를 본 적이 있나요? 띠그래프만큼 자주 활용됩니다. 전체에 대한 각 부분의 비율을 원에 표현해 나타내는 방식입니다. 원그래프를 그리는 방법은 띠그래프와 같습니다.

○ 내년 수학교과서 이렇게 달라진다!

개정된 교육과정에 따라 새롭게 개편된 수학 교과서가 전국 초중고교에 단계적으로 적용됩니다. 학습내용이 20% 정도 줄었고 불필요한 심화과정이 사라졌습니다. 또 문제해결력, 추론, 의사소통능력 등 수학적 과정을 강조합니다. 학생의 수학적 사고와 창의성을 향상시키는 데 초점을 맞춘 겁니다. 주요 특징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복잡한 계산 위주의 학습을 지양하고 교과 내용 및 주제 간의 연결성을 높였습니다. 또 학생이 수업 중 스스로 이해하고 생각하는 여유를 갖게 하기 위해 기존 교과서 내용 중 일부를 통합 삭제했습니다. 예를 들어 초등학교 6학년에서 다루던 회전체, 방정식, 연비와 관련된 단원을 중학교 1학년 과정으로 옮겼습니다.

둘째, 수학적 창의사고력을 키우도록 실생활에서 쉽게 접하는 사례를 수학적 개념과 연계하는 스토리텔링 방식의 학습을 도입했습니다. 초등학생의 경우 덧셈과 뺄셈을 단순히 배우는 수준을 넘어 ‘고대 그리스인이 사모스 섬의 터널을 어떻게 뚫었을까’ 같은 질문을 통해 수학적 공식을 배우는 겁니다.

마지막으로 통합교과형 교육을 강화했습니다. 선거와 투표, 선거구 획정 등 사회과목에 숨어 있는 그래프나 선, 면 등 원리를 스스로 찾도록 구성해 흥미를 높인다고 합니다.

달라지는 수학에 대비하려면 교과내용의 배경지식을 넓혀주는 책을 읽고 가족과 함께 체험학습을 많이 해야 합니다. 개념이나 원리를 배우고 나면 현실에서 어떻게 적용되는지 사례를 찾아보고 함께 이야기를 나눠도 좋습니다.

김현실 웅진씽크빅 학습개발실 수석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