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특구 연구원들 ‘비리 복마전’

  • 동아일보

납품업체 법인카드로 술판… 가족과 짜고 연구비용 착복
檢, 8명 적발… 4명 구속

‘납품업체 법인카드로 술판 대납, 회사 창업해 연구소 계약 가로채기, 가족과 짜고 물품 비용 착복….’

대전 대덕연구개발특구 내 정부출연연구기관 연구원들의 비리 백태가 검찰 수사로 밝혀졌다. 대전지검 특수부는 12일 납품업체로부터 뇌물을 받거나 기업을 세워 연구비를 가로챈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 위반 등)로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선임부장 김모 씨(52) 등 4명을 구속 기소하고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책임연구원 최모 씨(40) 등 4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구속된 김 씨와 같은 연구원의 책임연구원 이모 씨(47) 등 2명은 2009년부터 최근까지 연구 과제를 공동으로 수행하는 A사에 연구소 비정규직 연구원 인건비 2900만 원을 대납하도록 하고, 법인카드로 3000여만 원어치의 술값과 식사비를 계산하도록 했다. 이 씨는 300만 원짜리 골프채도 받았다. 이들은 뇌물수수 대가로 A사에 DNA 분석 용역을 주거나 시약 등을 납품받은 것처럼 허위 영수증을 써줬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연구원인 박모 씨(50)는 2007년부터 2012년까지 자신의 아내와 처남이 운영하는 업체에서 연구용 시약 물품을 정상적으로 납품받은 것처럼 허위로 서류를 꾸며 5억9000여만 원을 가로챘다. 강지식 특수부장은 “적발된 연구원들은 빼돌린 돈으로 서울에 아파트를 장만하거나 외제차를 리스하는 등 도덕적 해이가 심각한 수준이었다”고 말했다.

대전=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대덕단지#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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