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대구 중구 ‘도시 중심’ 자존심 되찾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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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1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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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골목투어 관광객 북적
대규모 주상복합아파트 건설… 부동산 투자 분위기 늘어나

“대도시 속에 이런 역사와 전통이 담겨 있어 놀랐어요.”

경북 구미시 현일중 3학년 이지우 양(15)은 최근 대구 근대골목투어를 다녀온 소감을 이렇게 말했다. 그는 “평일인데도 골목을 누비는 외국인 관광객이 자주 눈에 띄어 으쓱해지는 기분이 들었다”며 “가족과 꼭 다시 오고 싶다”고 말했다.

대구 중구가 도심 공동화를 서서히 이겨내고 ‘대구 중심지’라는 자존심과 명예를 되찾고 있다. 100년 전 근대 문화재와 건축물을 활용한 도심재생 프로그램이 대구를 대표하는 관광지로 주목받으면서 사람들을 끌어당기는 자석 역할을 하고 있는 것.

올해 ‘한국관광의 별’과 ‘한국인이 꼭 가봐야 할 99곳’에 선정된 근대골목투어에는 연일 관광객들로 북적인다. 안내용 깃발을 따라 길게 줄을 이뤄 이동하는 관광객이나 수학여행단 모습은 익숙한 풍경이 됐다. 올 들어 10월 현재 방문객은 3만4500명을 넘어섰다. 투어 프로그램을 처음 선보인 2008년에 287명이 방문한 것과 비교하면 그야말로 기적 같은 변화. 박동신 중구 전략기획실장은 “사람이 모이면서 침체됐던 도시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며 “생동감이 넘치는 골목들은 이제 대구의 상징”이라고 말했다.

그 덕분에 부동산 시장도 어깨를 펴고 있다. 교통 금융 의료 기반이 좋아지자 유동인구가 거주인구로 정착돼 아파트 분양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 앞에는 지하 4층, 지상 29층 규모의 주상복합아파트 화성파크드림시티가 공사 중이다. 도심에 자리 잡아 쇼핑 문화생활이 편리한 장점을 갖췄다. 도훈찬 ㈜화성산업 상무는 “도심 공원을 정원처럼 활용하고 각종 편의시설이 좋아 수요자가 많을 것으로 본다”며 “중구의 투자개발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2008년 이후 3년 동안 중구의 신규 아파트 분양은 거의 없었지만 지난해 1277채가 분양됐다. 올해는 중구 대신동에 GS건설이 1147채를 분양하는 등 2015년까지 신규 물량이 3000채에 이른다. 대구 전체 재개발과 도시환경정비구역 270여 곳 중 중구가 65곳(28%)을 차지할 정도로 활기차다. 아파트 분양가도 3.3m²(약 1평)에 평균 600만 원 선이어서 수성구와 달서구보다 수백만 원 낮은 편이다. 분양 가격은 낮지만 주거 기반은 좋아 투자 분위기가 높아진다는 분석이 많다.

윤순영 중구청장은 “정류장과 도로변 등 곳곳에 걸려 있는 ‘중구는 대구의 중심’이란 문구를 보면 힘이 난다”며 “관광 프로그램이 풍성하고 주거환경도 쾌적한 대구 도심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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