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영일신항만 3년만에 30만TEU 처리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9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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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자동차 수출 증가로 물동량 매년 50∼60% 늘어 올해 15만TEU 달성 목표
항만 기반시설 확충이 과제

“세계적인 국제항구로 성장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읍의 ㈜포항영일신항만 최동준 대표(63)는 4일 개항 3년을 맞은 소감을 이렇게 말했다.

2009년 8월 개항한 영일신항만이 최근 누적처리 물동량 30만 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를 기록했다. 지자체와 기업이 항만 활성화를 위해 머리를 맞대 얻은 성과. 포항시와 영일신항만은 일본과 러시아 등 주변 나라들의 수출 상황을 파악하고 수년 동안 효과적인 항만 운용을 위해 노력한 끝에 이 같은 결과물을 만들어냈다. 포스코가 물류비 절감과 운송품질 향상, 납기단축 같은 효과를 얻는 새로운 컨테이너 시스템을 개발한 것도 큰 힘이 됐다.

○ 물동량 연평균 50% 증가


영일신항만 컨테이너부두의 처리 물동량은 개항 2년째인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50∼60%씩 증가하고 있다. 2009년 개항 초기에 인근 세계 5위의 부산항 및 울산항과 경쟁하면서 6008TEU에 그쳤지만 2010년부터 철강제품과 쌍용자동차 수출이 크게 증가하면서 물동량이 급증한 것. 이런 추세라면 올해 말까지 15만4000TEU 달성도 어렵지 않다는 분석이다. 현재 9만5000TEU(목표 대비 62%)를 처리했고 하반기 일본 자동차 수출과 포스코의 동남아 추가 물동량이 확보돼 있어 전망이 밝은 편이다.

러시아 자동차 수입회사인 솔라스와 일본 마쓰다는 최근 영일신항만에 자동차 수출 설비를 갖췄으며 올해 말까지 7000여 대를 수출할 예정이다. 계획대로라면 내년에는 2만여 대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포스코는 지난해 12월 부피가 크고 무거워 벌크(개별 포장이 어려운 화물) 상태로 수출하던 철강제품을 컨테이너 선적용으로 개발한 덕분에 동남아 수출이 훨씬 수월해졌다. 홍콩과 싱가포르 말레이시아에 연말까지 3000t을 수출하고 내년에는 베트남과 태국으로 확대해 3만 t으로 늘릴 계획이다.

○ 환동해 물류 중심지로 도약

영일신항만이 국제항구로 발돋움한 데는 철강제품과 자동차 수출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 하지만 성장 한계를 넘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더 수출선을 다변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영일신항만은 내년부터 전기전자분야와 농축산물 같은 분야의 물량 확보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실제 포항시는 2008년 러시아 건초수입을 추진한 끝에 5월 연해주산 건초 36t를 반입해 국내 축산농가에 보급하고 있다. 향후 러시아 농수산물 교역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일본과 러시아에 제한된 항로도 동남아는 물론이고 중국으로 넓힐 계획이다.

다만 항만 기반시설 확충은 풀어야 할 과제. 2015년까지 준공할 예정인 항만배후단지(자유무역지역)는 교통망 구축이 계획보다 늦어지는 등 개발 속도가 더딘 상황이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포항영일신항만#포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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