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길 서울 여의도서 30代 칼부림 난동

  • Array
  • 입력 2012년 8월 23일 03시 00분


코멘트

“나를 이용만 하고 쫓아내” 前직장동료 찌른 뒤 행인 2명에도 ‘묻지마 범행’
동료1명은 과다출혈로 중태… 주변 시민들 공포에 떨어

퇴근길 직장인들로 붐비는 서울 여의도 한복판에서 전 직장 동료와 행인을 상대로 한 칼부림 사건이 발생해 시민 4명이 크게 다쳤다.

22일 오후 7시 16분경 영등포구 여의도동 남중빌딩 1층 파리크라상 앞에 김모 씨(30·무직)가 과도를 손에 쥐고 빙글빙글 휘두르며 나타났다. 그는 앞서 걸어가던 전 직장동료 조모 씨(31·여)와 김모 씨(32)에게 욕을 하며 불러 세웠다. 두 사람이 돌아보자 김 씨는 갑자기 과도로 조 씨의 얼굴과 목, 왼쪽 가슴 부위와 왼팔 등 네 군데를 찌르고 김 씨에게도 칼을 휘둘렀다. 김 씨가 철제 의자를 휘두르며 저항하자 피의자 김 씨는 달아났다. 범행현장은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 캠프가 있는 대하빌딩에서 50m가량 떨어진 곳이다.

22일 오후 7시 16분경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국회의사당 건너편 상가에서 김모 씨(30)가 길 가던 전 직장 동료 2명을 포함한 시민 4명에게 흉기를 휘둘렀다. 도로 위에 선명하게 남은 사건 흔적을 소방관들이 물을 뿌려 지우고 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22일 오후 7시 16분경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국회의사당 건너편 상가에서 김모 씨(30)가 길 가던 전 직장 동료 2명을 포함한 시민 4명에게 흉기를 휘둘렀다. 도로 위에 선명하게 남은 사건 흔적을 소방관들이 물을 뿌려 지우고 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국회의사당 방향 현대오일뱅크 주유소 쪽으로 뛰어가던 김 씨는 눈이 마주친 안모 씨(30·여)와 김모 씨(31)에게도 무차별로 칼을 휘둘렀다. 근처에 있던 시민들이 “잡아라”라고 소리치며 쫓아 김 씨를 주유소 인근 막다른 골목으로 몰아넣었다. 박근혜 캠프에서 경비를 서고 있던 기동대원들도 도착해 10여 분간 김 씨와 대치했다. 김 씨는 칼을 자신의 목에 들이대며 자해 소동을 벌이기도 했다. 출동한 지구대 경찰관이 테이저건(전기충격용 총)을 김 씨에게 쏘고 다른 형사들이 김 씨를 덮쳤다.

김 씨는 경찰 조사에서 “2009년 회사에 들어가 부팀장까지 올랐지만 실적이 나오지 않아 스트레스를 받았고 동료들이 나를 험담했다. 2010년 퇴직한 뒤 신용불량자 신세로 전락해 자살까지 생각했다. 억울한 마음에 복수하기로 결심했다”고 진술했다. 김 씨가 다녔던 회사는 국내 3대 신용평가회사로 시작해 현재는 채권 추심 업무를 하는 곳이다. 김 씨는 과도 3개를 미리 준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조 씨와 김 씨는 영등포구 영등포동 한강성심병원으로 이송돼 수술을 받았지만 조 씨는 과다출혈로 중태에 빠졌다. 김 씨와 나머지 2명은 생명에 큰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승헌 기자 hparks@donga.com  
고현국 기자 mck@donga.com  
#여의도 칼부림#난동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