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가 성희롱 2차 피해 키웠다”… 민주-미디어오늘, 사과도 않고 역공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8월 13일 03시 00분


野 “사건 공개해 피해자 곤경”… 與 “책임 피하려고 적반하장”

민주통합당은 12일 자당 수석전문위원의 여기자 성희롱 사건 은폐 의혹을 제기한 새누리당 신의진 원내대변인에 대해 “2차 피해를 키웠다”며 역공에 나섰다. 새누리당은 이를 ‘적반하장’이라고 몰아붙였다. 이 문제가 정치 쟁점으로 떠오르는 양상이다.

민주당 박용진 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2차 가해 금지와 피해자 중심주의라고 하는, 우리 사회가 어렵게 세운 원칙을 한방에 무너뜨렸다”며 신 대변인의 당직 사퇴를 요구했다. 이어 “민주당은 피해 여기자의 요구대로 비공개로 가해 당직자를 처분했다”며 “‘피해자 중심주의’ 원칙에 따라 잘 처리한 것”이라고 자평했다. 또 ‘조두순 사건’ 피해 어린이 주치의였던 신 대변인을 겨냥해 “(소아)정신과 전문의라는 분이 이런 식으로 하는 게 맞느냐”며 “인권감수성이 없다”고 비판했다.

가해자 중에는 미디어오늘 소속의 남성 기자도 있다. 이 기자는 5개월 정직 처분을 받았다. 미디어오늘은 가해자들이 모두 징계를 받았는데 새누리당과 일부 언론이 성추행 논란으로 보도하는 바람에 피해자가 2차 피해를 보고 있다는 식으로 보도했다.

새누리당 신 대변인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민주당이 면피를 하려고 2차 피해를 과장하면서 오히려 이 사건을 이용하는 것 같다”고 반박했다. 성희롱 사건 처리를 끝냈다고 하면 될 일을 민주당이 또다시 걸고넘어진 게 오히려 2차 피해를 키웠다는 논리다. 신 대변인은 10일 이 사건을 공개할 때 사건 당사자의 실명이나 소속사를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미디어오늘이 당일 자사 홈페이지에 ‘민주통합당 성추행 사건에 대한 미디어오늘의 입장’이란 글을 게재하면서 구체적인 사실이 드러났다.

민주당과 미디어오늘의 이중 잣대에 대한 비판도 나온다. 2010년 한나라당 강용석 의원의 여대생 성희롱 파문이 불거지자 민주당은 연일 “한나라당은 성희롱당”이라고 공세를 퍼부었다. 당시 사건 당사자였던 연세대 토론동아리 학생들은 이 사건이 이슈화되는 것을 곤혹스러워하는 상황이었다. 민주당과 미디어오늘은 이번 사건이 알려진 배경이나 경위를 문제 삼으면서도 정작 사과는 없었다.

한국여기자협회(회장 정성희)는 12일 성명을 통해 “민주당과 해당 언론사는 철저한 조사를 통해 진상을 밝히고 관련자들에게 응분의 책임을 묻는 한편 재발방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남희 기자 irun@donga.com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새누리당#민주당#성희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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