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혐의 최구식 전 의원 ‘기구한 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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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6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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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일 죄인 취급… 너무나 허탈”

“200여 일 동안 죄인 취급 받고 정치적, 인격적으로 끝장났는데 이제 와서 무혐의라니….”

21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인터넷 홈페이지 디도스(DDoS·분산서비스 거부) 공격 사건 특별검사팀의 수사 결과 최종적으로 혐의가 없는 것으로 밝혀진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최구식 전 의원(사진)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너무나 허탈하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TV로 특검 발표를 함께 지켜보던 가족도 울음을 터뜨렸다고 한다.

최 전 의원의 기구한 정치인생은 지난해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 일어난 이 사건에 당시 그의 비서였던 공모 씨가 개입된 사실이 드러나면서 시작됐다. 야당은 배후 의혹을 제기하며 최 전 의원의 의원직 사퇴를 요구했고, 4·11총선에 부담이 될 것을 우려한 당도 최 전 의원을 내쳤다. 한나라당 지도부는 “혐의를 벗은 후 돌아오라”고 했지만 최 전 의원은 “당이 사실관계 확인도 없이 쫓아냈다”며 서운해했고 결국 총선에 무소속으로 나섰지만 3선에 실패했다.

그는 “낙선보다도 ‘디도스 사건의 배후’라는 꼬리표가 더 괴롭다”고 털어놨다. 그의 보좌진들도 취직이 어렵다고 한다. 혹시 이 사건에 연루되지 않았느냐는 의혹 때문이다. 최 전 의원은 “이 사건의 골자는 선관위 홈페이지를 공격해서 유권자들이 투표소를 찾지 못하게 하는 신종 수법의 부정선거라는 건데, 그래서 투표소를 못 찾았다는 유권자가 어디 있었느냐. 처음부터 성립이 되지 않는 사건이었는데 이렇게 키운 정치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야당이 “특검 수사 결과를 믿지 못하겠다”는 반응을 보인 데 대해선 “검찰 수사도, 특검도 못 믿겠다면 어떡하겠다는 거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기현 기자 kimkihy@donga.com
#최구식#디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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