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출신 입학사정관 모셔라” 2년새 2배로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5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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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개대 620명 중 103명 차지
대학 “수험생 파악 뛰어나” 석박사 선호 분위기 달라져

대학의 입학사정관 가운데 고교 교사 출신이 크게 늘고 있다. 입학사정관제를 처음 도입했을 때는 대학이 교육학이나 통계학 전문가를 선호했지만 실제 입시를 치러 보니 고교 현장을 잘 아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29일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 따르면 올해 입학사정관 지원 대학으로 선정된 66개 대학의 입학사정관 가운데 고교 교사 출신은 3월 현재 103명으로 전체 620명의 17%다. 2010년 51명에서 2년 만에 배로 늘어난 셈. 같은 기간 전체 입학사정관이 108명 증가한 점을 감안하면 새 입학사정관의 절반이 전직 교사다.

입학사정관으로 영입되는 교사들의 수준도 높다. 서울과학기술대 입학사정관실장으로 3월에 자리를 옮긴 조효완 전 서울 은광여고 교사가 대표적. 그는 전국진학지도협의회 회장을 지내면서 모의지원 프로그램을 직접 개발한 입시 전문가다. 서울과기대가 올해 산업대에서 일반대로 전환하면서 우수 학생을 선발하려고 그를 초빙교수로 예우하며 스카우트했다.

부산진학지도협의회장을 지낸 박상도 전 부산 브니엘고 교사도 울산과기대(UNIST)에서 책임 입학사정관으로 활동한다. 그는 서울대의 입학사정관제 연구팀에서도 활동했는데 교사 시절부터 전국 고교를 돌며 입학사정관 전형에 대해 강의했을 정도다.

이 밖에 포스텍의 김동석 사정관(부산 동인고), 건국대의 김재두 사정관(서울 목동고), 성신여대의 김경수 사정관(부산 동래여고) 등도 입시 지도로 명성을 날린 교사 출신이다.

대학들은 고교 교육과정과 학생 성향을 잘 아는 교사가 입학사정관으로 참여하면서 제도의 취지를 잘 살리고 있다고 평가한다. 교사 출신 입학사정관은 학생의 외형적 스펙보다 진정성과 발전 가능성을 잘 파악한다는 이유에서다.

서울대 입학본부의 김경범 교수는 “대학이 학생을 뽑을 때 고교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아는 사람이 함께한다는 점에 중요한 의미가 있다. 교사 출신 입학사정관이 늘어나는 추세는 매우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김동석 포스텍 입학사정관은 “고교에서 8년간 입시지도를 하면서 아이들이 노력한 과정이나 실제 실력이 대학수학능력시험만으로는 제대로 평가되지 않는 현실이 안타까웠다”면서 “교사 출신 입학사정관은 학생들의 특성을 잘 아니까 지원한 대학이나 전공과 궁합이 잘 맞는지 파악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일종의 중매쟁이 같은 역할”이라고 말했다.

사교육 분야의 스타 중에도 입학사정관으로 옮긴 사례가 적지 않다. 서울 화곡고 교사에서 메가스터디의 최고 언어영역 강사로 변신했던 이석록 전 메가스터디 입시연구소장은 지난해 한국외국어대 입학사정관 실장이 됐다. 이송희 종로학원 평가부장도 6월부터 서울과기대 입학사정관으로 일할 예정이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입학사정관#교사 출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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