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경남도, 발달장애인 근로자 14명 채용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2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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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무훈련 수료… 농업기술원-도의회 등서 근무

경남 창원시 성산구 신촌동에 사는 발달장애인 안모 씨(23)는 요즘 첫 직장을 갖게 된 설렘에 밤잠을 설치기 일쑤다. 그는 내년 1월 2일부터 경남도청 인사과로 출근할 예정이다. 그가 맡을 업무는 도청 도서관 책 정리. 올 2월 창신대 사회복지학과를 졸업한 안 씨는 사회복지사와 보육교사 자격증도 갖고 있다.

경남도가 김 씨처럼 발달장애를 가진 19∼31세 남녀 14명을 고용해 업무에 투입한다. 발달장애란 특정 질환이나 장애가 아니라, 해당하는 나이에 있어야 할 발달이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를 말한다. 신체는 건강하지만 지적 발달이 비장애인에 비해 조금 떨어지는 것.

경남도는 올해 초부터 한국장애인고용공단 경남지사와 협약을 체결한 뒤 발달장애인들이 근무하기 쉬운 부서를 찾아내 직무진단을 시행했다. 이어 발달장애인 모집공고를 통해 서류를 낸 60명을 대상으로 엄격한 심사를 거쳐 남자 10명, 여자 4명 등 14명을 뽑았다. 이들 가운데는 합기도 유단자뿐 아니라 워드프로세서와 요양보호사, 종자기능사 자격증을 가진 사람도 있었다.

선발된 발달장애인은 지난달 중순부터 한 달 동안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며 직무훈련을 했다. 이들은 내년 12월 말까지 경남농업기술원(6명), 경남산림환경연구원(2명), 경남도립남해대와 거창대, 경남도의회, 녹색산림과와 장애인복지과 등에서 일을 한다. 주로 작물 재배 업무를 보조하거나 조경 및 운동장 관리, 장애인 생산품 판매시설 정리를 담당한다. 한 달 급여는 80만 원 선. 산재보험을 포함한 4대 보험 혜택은 물론이고 퇴직금도 지급된다. 업무 실적에 따라 연장 근무도 가능하다.

김두관 경남지사는 27일 오후 도정회의실에서 발달장애 기간제 근로자 14명과 보호자, 채용부서 책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발달장애인 14명과 보호자가 함께하는 근로계약 체결식’을 가졌다. 김 지사는 “발달장애인들이 가진 능력을 적극 활용하고 다른 공공기관과 기업들도 장애인 취업에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여태성 경남도 장애인복지과장은 “발달장애인들은 비장애인에 비해 정직성과 충성심이 뛰어나 단순, 반복 업무를 처리하는 데 강점이 있다”며 “공공기관이 발달장애인을 대규모로 채용한 것은 전국에서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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