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온라인 원산지 눈속임 샅샅이 가려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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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2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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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통신판매업체 131곳 30일까지 집중 점검
시민 모니터링요원 ‘국산 둔갑’ 등 허위표시 단속

원산지 표시 시민 모니터링 요원인 주부 이정아 씨(앞쪽)와 조미용 씨가 26일 서울 중
구 남대문로4가 시장원산지관리팀 사무실에서 온라인 쇼핑몰에서 판매하는 농축산물
과 가공품의 원산지가 제대로 표시되었는지 점검하고 있다. 김재홍 기자 nov@donga.com
원산지 표시 시민 모니터링 요원인 주부 이정아 씨(앞쪽)와 조미용 씨가 26일 서울 중 구 남대문로4가 시장원산지관리팀 사무실에서 온라인 쇼핑몰에서 판매하는 농축산물 과 가공품의 원산지가 제대로 표시되었는지 점검하고 있다. 김재홍 기자 nov@donga.com
26일 오후 서울 중구 남대문로4가 서울시 시장원산지관리팀 사무실에서 주부 이정아 씨(46)가 컴퓨터 모니터를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다. 이 씨가 갑자기 “이 불고기 캐나다산인 것 같다”며 화면을 가리켰다. 그가 지목한 상품은 한 대형 온라인 쇼핑몰 오픈마켓에서 판매 중인 불고기. 상품 목록에는 ‘국내산’이라고 표기돼 있었지만 클릭해 들어가 보니 제품 상세설명 끝 부분에 상품의 주원료인 쇠고기가 ‘캐나다산’이라고 적혀 있었다. 이 씨는 “업체가 상품 설명을 올리다 실수한 것일 수도 있지만 먹거리에 관한 문제는 엄격해야 한다”며 “소비자가 제대로 살펴보지 않고 국산인 줄 알고 주문했다면 속은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 원산지 표시 안한 17건 적발

서울시가 시민 모니터링 요원과 함께 12일부터 TV홈쇼핑, 온라인 쇼핑몰 등 통신판매업체 131곳에서 판매하는 농축산물 및 가공품의 원산지 표시를 집중 단속 중이다. 30일까지 계속되는 이번 단속은 5개 TV 홈쇼핑사와 G마켓 옥션 11번가 등 대형 사이트들이 모두 점검 대상이다. 대상이 많다 보니 시 직원만으로는 감당할 수 없어 이 씨 등 시민 모니터링 요원 5명이 함께하고 있다. 민관 합동 단속반인 셈이다. 이 씨 등은 소비자단체 자원봉사자 출신으로 지난해 4월 시 원산지 표시 명예감시위원으로 위촉됐다.

단속 방법은 두 가지다.

우선 시민 모니터링 요원들이 각 온라인 쇼핑몰에서 판매 중인 농축산물과 가공품을 하나하나 검색해 원산지 표시가 제대로 되어 있는지 1차로 확인한다. 1명당 하루 100여 건의 품목을 검색해 원산지 표시가 없거나 잘못된 사례를 취합해 보고하면 시 원산지관리팀 공무원이 법 위반 여부를 판단해 판매 업체를 관할하는 자치단체에 과태료 부과 등 행정처분을 내릴 것을 통보한다. 단속반은 지금까지 80개 통신판매업체, 3000여 품목의 점검을 마쳤으며 원산지를 표시하지 않은 17건을 적발했다.

국내산이라고 표시돼 있지만 외국산으로 의심되는 품목은 제품을 직접 주문해 원산지를 검사한다. 중국산이 섞여 판매될 가능성이 높은 고춧가루나 겨울철 보양식으로 인기 있는 사골, 외국산 비중이 높은 표고버섯 밤 땅콩 등이 주요 대상이다.

○ 원산지 표시법 제대로 알아야

국산 농축산물은 ‘국산’ ‘국내산’ 또는 생산된 ‘시도명’ ‘시군구’명이 표시돼 있다. 외국산은 ‘수입국가명’을 표시해야 한다. ‘쌀(국산)’ ‘돼지고기(제주산)’ ‘쇠고기(호주산)’ 등으로 표시한다.

가공품은 원료의 비율에 따라 표시 방법이 다르다. 제품의 98% 이상을 차지하는 원료가 있을 때에는 그 원료 1가지만 표시하면 된다. 그 외 경우에는 가장 비율이 높은 원료 2가지를 표시한다. 배추김치의 원료가 국산 배추 80%, 중국산 고춧가루 10%, 중국산 마늘 5% 등이면 ‘배추(국산) 고춧가루(중국산)’로 나타내야 한다. 단, ‘콩라면’처럼 특정 농축산물 원료를 제품명으로 사용한 때에는 주 원료 외에 해당 원료(콩)의 원산지도 추가로 표시해야 한다.

정진숙 서울시 시장원산지관리팀장은 “온라인 쇼핑몰은 물건을 직접 보고 사는 게 아니라 사이트에 올라온 사진 등의 정보만 보고 구입하는 것인 만큼 원산지 표시에 더 철저해야 한다”며 “원산지를 고의로 속인 때에는 7년 이하의 징역이나 1억 원 이하의 벌금이 매겨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재홍 기자 no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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