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의 죽음’ 새 경로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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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2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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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명신 서울대 교수 등 연구진 “다른 별 합쳐져 블랙홀로 변화”

지난해 12월 25일 크리스마스. 약 43억 광년 떨어진 우주에서 특이한 감마선 폭발이 일어났다. 천문학자들에게 이 ‘크리스마스의 폭발’은 ‘크리스마스의 기적’이었다. 별이 지금껏 알려진 과정과는 다른 방식으로 최후를 맞이할 수 있다는 증거를 처음 포착했기 때문이다.

임명신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 박수종 경희대 우주탐사학과 교수 등 국내 연구진을 포함한 국제공동연구진은 ‘크리스마스의 폭발’을 관측한 뒤 이를 ‘GRB 101225A’(사진)라 이름 짓고 그 특성을 분석했다. 그 결과 길어야 1000초인 감마선 폭발 시간이 30분 이상 지속되고 처음에는 온도가 수만 도까지 갔다가 10일 뒤엔 수천 도까지 식는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연구진은 이런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GRB 101225A가 새로운 형태의 별의 죽음 때문에 나타난다는 가설을 세웠다. 지금까지는 별이 나이가 들어 최후를 맞이할 때 초신성 폭발을 일으킨 뒤 중성자별이 되거나 블랙홀로 바뀌어 사라지는 게 정설이었다. 그러나 연구진은 중성자별이 외부의 다른 별과 합쳐지면서 다시 블랙홀로 바뀔 수 있고 이 과정에서 GRB 101225A가 뿜어져 나온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박 교수는 “천문학 교과서에 없는 별의 새로운 죽음의 경로를 찾아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크리스마스의 폭발’을 놓고 이탈리아의 세르조 캄파나 박사를 주축으로 한 또 다른 국제공동연구진은 다른 해석을 내놨다. 중성자별에 가까이 다가간 혜성이 중성자별의 강한 중력에 의해 산산조각 나면서 이런 특이한 감마선 폭발이 생겼다는 것이다.

이현경 동아사이언스 기자 uneasy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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