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삿돈 300억 횡령’ 담철곤 오리온회장 징역 3년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0월 20일 10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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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억원대 회삿돈을 횡령·유용한 혐의로 기소된 오리온그룹 담철곤(56) 회장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한창훈 부장판사)는 20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횡령·배임 혐의로 구속기소된 담 회장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고가의 미술품을 법인 자금으로 구입, 자택에 장식품으로 설치한 혐의와 중국 자회사를 헐값에 팔아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 계열사 자금으로 외제 승용차를 리스해 개인용도로 쓴 혐의 등 대부분의 공소 사실을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특히 미술품 전시 부분에 대해서 "회사를 위한 게 아니라 집을 장식하려 그림을 구입한 것으로 보이고 장기간 집에 전시하면서 개인 소유로 취급할 의사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회장으로서 준법경영, 투명경영에 대한 고도의 책임 의식이 필요함에도 지위에 걸맞은 책임을 못하고 계열사를 사유물로 여기는 범행을 해 비난 가능성이 크다"며 "해외시장이나 국제경쟁력을 이유로 선처를 주장하는 것은 본말이 전도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이어 "범행 액수가 크고 법치사회의 공정성을 훼손해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지만 피고인이 횡령·배임한 금액을 모두 변제했고 과거 별다른 처벌을 받지 않은 점을 고려해 형을 정한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또 횡령에 가담한 혐의로 기소된 그룹 전략담당 사장 조모(53)씨에게 징역 2년6월을, 판매 위탁받은 그림을 담보삼아 수십억원을 대출받은 혐의로 기소된 서미갤러리 홍송원(58) 대표에게는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4년을 각각 선고했다.

재판부는 다만 조 씨에 대해서는 강남구 고급빌라 건축 과정에서 40여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를, 홍 씨에 대해서는 범죄 수익을 숨겨준 혐의 등을 무죄로 판단했다.

담 회장은 고가 미술품을 법인자금으로 매입해 자택에 장식품으로 설치하는 방법 등으로 총 226억원을 횡령하고 74억원을 유용한 혐의로 지난 6월 구속기소됐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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