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의 딸 구출’ 교회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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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9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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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의 딸’로 알려진 신숙자 씨(왼쪽)와 두 딸의 구명을 위해 국내 개신교계가 적극적으로 힘을 모으고 있다. 신 씨의 남편 오길남 박사가 1991년 ‘다시 북으로 넘어오라’는 가족의 육성이 담긴 카세트테이프와 함께 받은 사진. 동아일보DB
‘통영의 딸’로 알려진 신숙자 씨(왼쪽)와 두 딸의 구명을 위해 국내 개신교계가 적극적으로 힘을 모으고 있다. 신 씨의 남편 오길남 박사가 1991년 ‘다시 북으로 넘어오라’는 가족의 육성이 담긴 카세트테이프와 함께 받은 사진. 동아일보DB
북한에 억류돼 있는 ‘통영의 딸’ 신숙자 씨(69)와 두 딸의 석방을 돕기 위해 국내 개신교계가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한국교회언론회는 23일 발표한 보도 자료를 통해 “북한 당국이 정치범 수용소를 통해 수십만 명의 인권을 유린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교회를 중심으로 신 씨 석방운동이 거세지고 있다”며 “교회는 진정한 자유민주주의와 인권보호를 위해 동참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앞으로 예수교장로회 합동과 통합, 기독교대한감리회, 기독교대한성결교회 등 주요 교단이 범개신교적으로 석방운동에 나서도록 협조를 구하겠다”면서 “정부 당국도 북한의 인권 개선에 더 큰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현재 서명운동은 신 씨의 고향인 경남 통영의 통영현대교회와 경남 개신교계를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약 6만 명이 참여한 것으로 파악된다.

개신교계 30개 교단에서 3만5000여 교회가 회원으로 가입한 한국장로교총연합회 박종언 총무는 “통영의 딸 사건뿐 아니라 최근 개신교와 관련한 인권침해 사례가 계속 발생하고 있어 큰 문제”라며 “신 씨의 석방을 위해 교계 모임을 통해 의견을 모으겠다”고 밝혔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 김운태 총무도 “정치와 체제를 뛰어넘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인간의 생명이고 가족의 결합”이라며 “다음 주로 예정된 임시총회 등을 통해 가능한 모든 방법을 찾겠다”고 말했다.

개신교 단체 외에도 개별 교회에서도 신 씨의 석방운동에 나서고 있다. 한국교회희망봉사단 상임단장이자 서울 은평성결교회 담임목사인 한태수 목사는 “미국은 어떤 대가를 지불해서라도 실종자 유해를 찾고 있다”며 “신 씨의 석방도 교회와 정부가 지혜롭게 풀어야 하는 숙제다. 주일 예배 때 신 씨 사건을 널리 알릴 생각이다”라고 밝혔다.

서명운동을 주도해온 통영현대교회 방수열 담임목사는 “교회의 적극적인 노력이 신 씨의 구명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며 “교회뿐만 아니라 국민 모두 관심을 가져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서명자가 10만 명을 넘으면 일단 명단을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국제 인권기구로 보낼 계획이다. 참여 희망자는 인터넷 포털사이트 다음 카페 ‘통영의 딸’을 방문해 ‘신숙자 모녀 생사 확인 요청 및 구출탄원서’를 내려받아 서명한 뒤 이를 우편이나 팩스로 교회에 보내면 된다.

신 씨 모녀는 1985년 남편 오길남 박사(69)와 독일 유학 중 북한에 납치됐다. 오 박사는 1986년 11월 북한을 빠져나왔지만 신 씨는 다음 해 평안남도 요덕수용소에 갇혔고 1991년 음성 편지를 마지막으로 소식이 끊겼다.

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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