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인천 문화재지킴이로 자리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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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6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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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반문화사랑회’ 내일 문화재청장 표창 수상

해반문화사랑회 최정숙 이사장(왼쪽)이 15일 문화재지킴이들과 문화유산 방문교육 일정을 논의하고 있다. 이 단체는 1994년 창립 이후 지역 문화유산을 보존하기 위해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김영국 동아닷컴 객원기자 press82@donga.com
해반문화사랑회 최정숙 이사장(왼쪽)이 15일 문화재지킴이들과 문화유산 방문교육 일정을 논의하고 있다. 이 단체는 1994년 창립 이후 지역 문화유산을 보존하기 위해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김영국 동아닷컴 객원기자 press82@donga.com
‘우리나라 최초의 서구식 호텔인데, 최초로 커피를 팔았으며 중화루라는 중국요리집으로 이용된 호텔 이름은?’

‘1899년 제물포∼노량진 구간에 개통된 최초의 철도 이름은?’

인천 지역의 문화재지킴이들이 100년이 넘는 건축물을 보존하는 활동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이 문화재지킴이들은 해반문화사랑회가 5년 전부터 직접 양성한 인력들. 이들은 근대문화유산 방문교육이나 우리 지역 바로 알기 답사를 벌일 때 함께한 학생들에게 건축물의 이름 등을 묻는 문제풀기 게임도 벌인다. 이 단체가 제작한 ‘그림 맞추기 퍼즐’에는 미술작가 김재열 씨가 그린 1876년 개항기의 제물포항 풍경, 1905년 완공된 여선교사 합숙소 등 4종류의 근대문화유산 그림이 그려져 있다.

문화재지킴이들은 문화재청으로부터 지킴이 인증서를 받기 위해 문화재청 전문위원 강연, 문화유적지 답사 등의 교육을 이수했다. 대부분 한국사능력시험 1, 2급 자격증을 소지하고 있고, 수시로 문화재청 연수와 자체 시험을 치르고 있다.

이런 과정을 거친 뒤 초중고교 학생이나 자활센터, 정신보건센터 등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문화유산교육을 하고 있는 것. 인천지역에 있는 문화재, 문화재로 지정되지 않았지만 가치가 있는 근대건축물, 개항 전후의 주요 사건 등을 알려주는 일이 주 활동이다.

그동안 방문교육을 펼친 학교만 400개가 넘는다. 이들 중에는 골목문화해설사, 문화관광해설사로 나서는 경우도 많다. 문화재지킴이 최지은 씨(41·여)는 “1주에 2, 3차례 학교 방문교육을 하고 나면 학생들이 내 고장에 관심을 갖고 역사의식도 높아지는 것을 자주 본다”고 전했다.

해반문화사랑회는 이들의 왕성한 활동으로 18일 충북 보은에서 열리는 문화재지킴이 전국대회 때 문화재청장 표창을 받는다. 이 단체는 1994년 창립 이후 지역 문화유산 보존운동을 꾸준히 펼쳐오고 있다. 57회째 이어오는 해반문화포럼은 지역 문화현안을 토론하고 대안을 제시해왔다. 그동안 논의됐던 포럼 주제는 ‘인천 문화운동의 반성과 과제’ ‘인천 문화적 상징물의 문제점’ ‘중국인 거리 활성화 방안’ ‘인천시 문화기반시설 현황’ ‘문화시설이 문화적인 도시를 만든다’ ‘인천소극장의 어제와 오늘’ 등이다.

인천 근대유적을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서적 발간사업에도 나섰다. 향토사학자 최성연 선생(1914∼2000)이 인천 약사를 서술한 ‘개항(開港)과 양관역정(洋館歷程)’이란 책을 알기 쉽게 풀이해 출간한 바 있다. 이 책에는 인천의 개항과 발전 경로, 인천항 일대의 근대 건축물이 상세히 소개돼 있다.

또 이 단체의 운영이사인 손장원 재능대 교수는 ‘다시 쓰는 인천 근대건축’이란 책을 펴냈다. 그는 인천의 개항장 답사, 일제강점기 자료 검토 등 꼼꼼한 검증작업을 거쳐 근대건축물의 가치를 재조명했다.

해반문화사랑회는 역사가치가 높은 건축물과 옛 생활도구를 보존해 문화지대로 가꾸는 사업을 주도했다. 100년 전 창고를 개조해 예술촌인 ‘인천아트플랫폼’으로 꾸미도록 했다. 또 동구 달동네박물관 건립을 이끌었다.

이 외 근대 문화유산 답사체험과 예술인과 함께하는 문학의 밤 등 다양한 문화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해반문화사랑회 최정숙 이사장은 “시민들이 문화유산 가치를 제대로 알게 될 때 자신들이 사는 지역에 대한 자긍심이 더욱 높아진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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