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돌 스승의 날, ‘원조는 강경여고?’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5월 13일 09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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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15일 스승의 날이 올해로 서른 돌을 맞았지만 아직 정확한 유래에 대한 정설(定說)이 없다.

13일 교육계에 따르면 스승의 날은 통상 1958년 충청남도 논산의 강경여고(현 강경고)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져있다.

당시 청소년 적십자 단원이던 이 학교 학생 윤석란씨가 후배 유재숙씨와 세계 적십자의 날인 5월8일을 맞아 와병 중이거나 퇴직한 교사를 찾아 손수건 등을 선물한 것이 전국적으로 퍼졌다는 얘기다.

그러나 1964년 처음으로 전국에 5월26일을 '스승의 날'을 선포한 대한적십자사의 견해는 조금 다르다.

윤씨와 유씨가 적십자 단원으로서 기념일 제정 논의의 물꼬를 트기는 했지만, 공식 선포를 한 단체가 시초의 영예를 갖는 게 옳다는 논리다.

적십자사의 관계자는 "개인이나 학교 단위의 행사가 예전부터 있었고 이들의 취지를 물론 존중하지만, 처음으로 전국 단위의 기념일을 선보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강경고와 적십자사는 매년 따로 첫 '스승의 날'을 기념하는 행사를 열고 있다.

그러나 정작 정부는 이와 관련해 '공식 입장이 없다'는 반응이다. 당장 스승의 날 유래를 따질 이유가 적다는 것이다.

교육과학기술부 관계자는 "강경여고에서 스승의 날이 시작됐다는 것이 유력한 통설이지만 정확한 검증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지금 정부가 기념하는 서른 돌 스승의 날은 엄밀히 말하면 '부활'의 산물이다.

적십자사의 1964년판(版) 스승의 날이 1973년 정부가 '교육 관련 행사를 국민교육헌장 기념일로 통합한다'고 발표하며 폐지됐다가, 1982년 '교원 사기 진작' 여론을 업고 되살아났기 때문이다.

여전히 적십자사는 올해 스승의 날을 원년인 1964년으로 계산해 30회가 아닌 48회로 부른다.

복잡한 역사만큼이나 날짜에도 우여곡절이 많았다. 1965년 적십자사는 회의를 통해 기념일을 세종대왕 탄신일인 5월15일으로 앞당겼다.

앞서 1964년에는 대한교육연합회가 따로 10월6일을 스승의 날로 지정해 일부 학교에서 가을에 교원 보은 행사가 열리기도 했다.

1982년 부활 때는 날짜 때문에 부처 간 '신경전'이 벌어졌다. 문교부(현 교과부)는 5월15일로의 복귀를 제안했지만, 총무처(현 행정안전부)가 '5월에 기념일이 너무 많다'며 국민교육헌장 선포일인 12월5일을 지지했던 것.

결국 정부는 그해 5월11일 국무회의에서 5월15일안을 확정했다.

디지털 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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