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축 ‘벌집사육’ 많아 동물 → 사람 감염 창궐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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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4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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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종 전염병 60%가 사람-동물 함께 걸려

“최근 20년간 새로 출현한 감염병의 60%가 사람과 동물이 동시에 감염될 수 있는 인수공통감염병입니다. 감염병 재난에 대비해야 합니다.”

국립중앙의료원(NMC)이 인수공통감염병의 발병 현황을 알리고 대응책을 마련하기 위한 심포지엄을 25일 NMC 대강당에서 열었다.

원숭이에게서 시작된 후천성면역결핍증(AIDS)뿐 아니라 최근 크게 유행한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 신종 인플루엔자가 모두 인수공통감염병이다. 지금까지 보고된 인수공통감염병은 200여 종으로 추정된다.

최상호 서울아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조류 인플루엔자(AI)와 같은 인수공통감염병은 전파 속도가 빠르고 치사율도 매우 높다”고 말했다.

2003년 11월 한국에서도 발생한 AI는 아시아 유럽 중동 아프리카 등 모두 51개국에서 발생했다. 감염자는 15개국 543명. 이 가운데 318명이 사망했다. 한국에서는 아직 AI 감염자는 발견되지 않았다.

참석자들은 “사람과 동물이 감염병을 공유하게 된 것은 동물을 사육하게 된 탓이 크다”고 지적했다. 동물이 배출한 배설물과 쓰레기에는 수백 종의 기생생물이 서식한다. 여기서 발생한 감염병은 가까이에서 사는 사람과 동물에게 퍼질 수 있다는 것.

앞으로 한국에서 인수공통감염병이 창궐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경고도 나왔다. 임현술 동국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한국은 외국보다 많은 동물을 좁은 공간에서 사육하는 데다 해외여행자 탈북자 외국인노동자 등이 증가하고 있어 인수공통감염병 발생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한국도 감시체계, 역학조사, 조기치료에 이르는 대응체계를 갖춰야 한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백경란 삼성서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해외에서 유입된 감염병의 토착화를 막으려면 입국자에 대한 적극적인 감시 시스템을 마련해 빠른 진단이 가능해야 한다”고 말했다.

천병철 고려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밀집사육을 피하고 동물복지형 축산업으로 산업구조를 바꿔 나갈 필요도 있다”고 지적했다.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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