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스터디/수학동아와 함께하는 수학이야기]도서관서 책 찾기 너무 어렵다?···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3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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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구기호를 분석하라!

참기름이나 고구마를 쪄먹는 찜판은 부엌 어디쯤에 있을까? 다행히 집에는 어머니가 계시지만 복잡한 도서관에는 어머니처럼 책을 찾아주는 사람이 많지 않다. 책을 쉽게 찾는 기호가 필요한 이유다.

○ 세상의 모든 자료를 분류하다

도서관에 있는 책은 옆면에 각각의 이름표를 달고 있다. 숫자와 문자가 함께 사용돼 언뜻 복잡해 보이지만 원리를 알면 놀라움 그 자체다. 먼저 각 책장에는 앞자리가 비슷한 책이 한데 모여 있다. 특히 맨 앞자리 숫자는 지구상의 모든 자료를 0에서 9까지 10개의 ‘주류’로 나눈 것이다. 이들은 인류의 역사와 비슷한 구조를 갖추고 있다.

000은 태초의 인간과 자연이 혼돈에서 출발한다는 의미에서 특정 학문이나 주제에 속하지 않는 분야를 모았다. 100은 혼돈에서 질서를 찾기 위한 이성의 노력을 담은 철학을, 200에서는 유한한 인간이 절대적인 신을 숭배한다는 뜻에서 종교를 담았다. 300에는 인간이 가족과 사회, 국가를 형성하는 데 필요한 사회학을, 400에는 사회가 서로 소통하기 위해 필요한 언어학을 모았다.

500에는 생활에 필요한 과학적 지식인 자연과학을 담고, 600에는 지식이 기술로 발전된 기술과학을 담았다. 생활수준이 높아지면서 예술(700)이 나타나고, 정신을 풍요롭게 하는 문학(800)도 나타난다. 마지막으로 900에는 이 모든 것을 기록한 역사를 모았다.

○ 도서관에서 책 쉽게 찾는 법

도서관에서 책을 찾으려면 먼저 컴퓨터로 검색을 한다. 컴퓨터는 책의 청구기호를 알려줄 뿐 책을 직접 찾아 주진 않는다. 청구기호를 들고 책을 찾는 것은 사람의 몫이다. 책을 찾는 방법은 청구기호를 붙이는 방법과 비슷하다.

청구기호가 ‘410.912 ㅈ794ㅅ’인 책이 필요하다면 먼저 410번 대의 책이 있는 책장을 찾아야 한다. 이때 수많은 책장을 하나하나 살피지 말고 책장 옆면을 보자. 옆면에 400∼413.8이라고 적힌 책장을 발견했다면 410.912에 해당하는 책은 이 책장의 오른쪽에 있을 가능성이 높다. 왜냐하면 분류기호가 낮은 책부터 왼쪽에서 오른쪽 방향으로 책을 꽂기 때문이다. 또 맨 위층에 있는 책일수록 분류기호가 낮고 아래로 갈수록 커진다.

분류기호가 비슷한 책 사이에서는 숫자의 크기를 비교하자. 410.9가 있다면 그 오른쪽에 410.911이 있고, 410.912는 그 오른쪽에 있다. 모든 숫자가 같다면 도서기호의 문자를 확인하자. 도서기호의 문자는 한글사전에서처럼 ㄱㄴㄷㄹㅁㅂ… 또는 ㅏㅐㅑㅒㅓㅔㅕㅗ… 순으로 비교하면 된다.

청구기호에는 지금까지 설명한 것 외에 몇 가지가 더 붙은 경우가 있다. 대표적으로 분류기호 앞에 한글이나 영어 알파벳이 붙어 있는 청구기호가 있다. 이것을 ‘별치기호’라고 하는데, 책의 특성이나 이용목적에 따라 별도의 장소에 책을 보관한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어’라고 적힌 책은 일반 단행본 서고가 아닌 어린이실에 가야 찾을 수 있다.

한 명의 저자가 같은 제목의 책을 시리즈로 내는 경우는 ‘-’ 기호를 써서 분류한다. 도서관에서 같은 책을 여러 권 보관한다면 ‘=’을 써서 분류하기도 한다. ‘-1=2’라는 표시는 시리즈물의 제1권이며, 같은 책을 적어도 2권을 보관하고 있는데 그중 두 번째 책이라는 뜻이다. 때로는 책이 나온 해를 표현하기 위해 ‘2011’ 같은 연도를 마지막에 붙이는 경우도 있다.

▶지난 기사와 자세한 설명은 easysuhak.com

이재웅 동아사이언스 기자 ilju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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