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인터뷰]꿈을 이룬 대학새내기 극동대학교 전승훈·이하나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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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3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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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가 좋아··· 멋진 제복을 꿈꾸며··· 우린 목표를 향해 뛰었죠”

미래의 항공정비사를 꿈꾸는 극동대학교 항공정비학과 2011학번 전승훈 씨(왼쪽)와 항공사 승무원이 목표인 항공운서비스학과 새내기 이하나 씨. 이들은 꿈을 이루기 위한 길을 적극적으로 개척했다.
미래의 항공정비사를 꿈꾸는 극동대학교 항공정비학과 2011학번 전승훈 씨(왼쪽)와 항공사 승무원이 목표인 항공운서비스학과 새내기 이하나 씨. 이들은 꿈을 이루기 위한 길을 적극적으로 개척했다.
《자신이 원하는 길을 가는 젊음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뚜렷이 하고 싶은 것이 없는 학생은 동기부여도 어렵고 학업 능률도 쉽게 오르지 않는다. 별다른 고민 없이 대학이나 전공을 선택했다가 대학에 진학한 뒤 방황을 멈추지 않는 경우도 많다. 최근 대입에서 입학사정관 전형이 확대되면서 명확한 꿈을 갖고 진로를 설계한 경험이 중요한 평가를 받고 있다. 고교생이라면 자신이 진짜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찾는 일이 시급하다. 일찌감치 항공 분야에 자신의 미래를 건 2011학번 새내기를 만났다. 극동대학교 항공정비학과 전승훈 씨(19)와 항공운항서비스학과 이하나 씨(18·여)다. 이들은 각각 항공정비사와 항공사 승무원을 목표로 대입을 준비했고 한 번에 합격할 수 있었다. 이들이 꿈을 성장시켜온 과정을 엿보자.》
○ 백 댄서를 꿈꾸던 여고생, 승무원을 꿈꾸다!


성공적으로 바라던 길에 안착한 사람들을 보면 시행착오가 없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현실은 다르다. 급격한 방향전환, 우연한 계기가 확신으로 변하는 과정에서의 불안함도 있었다.

이 씨는 고1 때까지 승무원이 꿈이 아니었다. 중학교 때부터 배운 무용을 전공하려고 했다. 처음에는 딸이 관심 있는 분야를 적극적으로 지원했던 어머니지만 걱정은 이 씨가 고교에 입학한 뒤 시작됐다. 이 씨가 하고 싶은 일은 ‘백 댄서’였다. 어머니는 힘들고 고된 길이 될 것 같다며 다른 꿈을 찾아보라고 권했다. 완곡한 반대였다. 꿈이 사라졌다. 방황하던 중 우연히 항공사 승무원을 주제로 한 드라마를 보았다. 여자 주인공이 멋진 제복을 입고 공항 한복판을 활보하는 모습이 그렇게 멋져 보일 수 없었다. 이 씨는 “저게 바로 내가 하고 싶은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전 씨는 초등 4학년 때 처음 비행기를 타며 느낀 묘한 기분을 잊을 수 없었다. ‘어떻게 이렇게 큰 물체가 하늘을 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했다고. 고1 때까지 막연하게 비행기가 멋있고 좋았지만 어떤 학과에 진학할지 진지하게 고민한 적은 없었다. 항공계열 학과에 진학하기 위해선 자연계에 진학하는 것이 일반적. 전 씨는 “자연계 가면 수학, 과학 때문에 고생한다”는 주변의 말을 듣고 인문계를 선택했을 정도다. 막연하게 꿈을 키워오던 전 씨가 항공정비에 ‘꽂힌’ 것은 한 인터넷 블로그를 발견하면서부터다. 한 포털 사이트에서 항공계열에 관해 검색하던 중 항공과 관련된 정보를 모아둔 개인 블로그를 발견했다. 블로그의 메인페이지에는 ‘비행기에 미쳐 달려온 지 20년. 진정으로 비행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한 일을 하고 싶다’는 메시지가 적혀있었다. 그날부터 전 씨는 이곳에서 항공계열 전반에 관한 정보를 샅샅이 찾았다. 막연했던 항공과 관련된 꿈은 점차 항공정비로 좁혀졌다.

○ 7cm 하이힐 위에서 당당한 워킹연습!

마냥 꿈만 꾼다고 꿈이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이들은 적극적으로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한 길을 스스로 개척했다.

이 씨는 인맥을 총동원해 현직 국내 항공사 승무원을 소개받았다. 면접을 대비하기 위해서다. 극동대학교 항공운항서비스학과는 한 해 단 30명만을 선발해 소수정예방식으로 인재를 양성한다. 면접평가는 실제 항공사 승무원을 뽑는 것만큼 까다롭고 날카롭기로 유명하다. 국내 항공사에서 일하는 것이 꿈인 이 씨에게 완벽한 멘터가 생겼다. 두 달 정도 일주일에 한 번씩 만나 특별훈련을 받았다. △미소연습 △워킹연습 △화장법 △자세 △영어 자기소개 연습까지 승무원의 모습을 갖추기 위해 준비해야할 일은 많았다. 웃는 것 하나만큼은 자신 있었던 이 씨. 하지만 시종일관 자연스러우면서도 환한 미소를 짓기란 쉽지 않았다. ‘아, 에, 이, 오, 우’로 안면 근육을 푼 뒤 거울 앞에 서서 하루에도 수십 번 씩 미소연습을 했다. 고교 때까지 하이힐을 신어본 적이 없었던 이 씨. 워킹연습을 위해 평균 5∼7cm의 구두를 신는 것도 곤욕이었다. 극동대학교 항공운항서비스학과 면접에선 외국어 자기소개를 필수적으로 평가한다. 이 씨는 영어로 자기소개 원고를 쓴 뒤 멘터의 목소리를 녹음해 매일 반복해 들으며 억양과 발음을 연습했다. 자연스러우면서도 남들이 알아듣기 쉽게 발음하는 것이 핵심포인트다.

전 씨는 고교시절 함께 항공계열 진학을 꿈꿨던 친구와 수시로 대학에 진학한 뒤 진로, 전망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항공운항서비스학과에 관심이 있었던 친구가 하루는 극동대학교가 2011학년도부터 항공정비학과와 항공운항학과를 신설한다며 책자를 건넸다. 눈이 번쩍 뜨인 전 씨는 곧바로 극동대학교 홈페이지에서 전형과정과 일정을 확인했다.

○ 재학 중엔 공군부사관, 졸업 후엔 미국유학 계획

자신의 목표에 성공적으로 한 걸음 다가선 이들이 그리는 5년 후, 10년 후 모습은 어떨까. 이 씨는 “지난달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서 ‘꿈에 대한 마인드맵’을 그리면서 내가 진짜 원하는 게 무엇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마인드맵의 한 가운데에는 ‘국내 항공사 취업’이 있고 이를 둘러싼 항목으로 △토익 750점 이상 받기 △자기관리(혹독한 다이어트) △영어회화 공부하기 △취직한 뒤 부모님 비행기 태워드리기 △친구들과 여행가기를 적었다. 목표를 이루기 위해 해야 할 일, 되고 나서 하고 싶은 목록을 떠오르는 대로 적어본 것. 이 씨는 “입학식 후 고교 때 친구들을 만났는데 몇 달 사이 확 달라진 내 모습에 친구들이 놀랐다”면서 “대입과 동시에 또 다른 목표를 갖고 꿈에 다가가는 내가 대견하고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전 씨는 체계적인 10년 계획을 갖고 있었다. 재학 중엔 공군 부사관에 지원할 계획이다. 공군 항공기 정비경력을 쌓으면 항공정비사 자격시험 응시자격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항공정비사 자격을 취득한 뒤엔 미국 유학을 통해 선진 항공정비기술도 배우고 싶다. 그는 “항공정비사의 꿈을 국내에서 실현할지 해외에서 실현할지 아직 문은 열려있다”면서 “이번 학기부터 배울 전공수업이 특히 기대된다”고 말했다.

봉아름 기자 er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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