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태풍이 한반도에 얼씬 못하는 까닭은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0월 20일 06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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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태평양고기압 수축…`태풍길'은 일본 해상으로

13일 발생한 제13호 태풍 '메기'(한국에서 제출한 이름)는 1990년 이후 가장 강력한 태풍으로 발달해 필리핀을 강타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태풍 메기는 중심기압이 890hPa(헥토파스칼), 중심 부근 최대풍속이 초속 61m, 강풍 반경 630㎞로 강도가 '매우 강력'인 대형급 규모로 성장하면서 필리핀에는 적잖은 인명ㆍ재산 피해를 냈다.

본격적인 가을로 접어든 시기에도 태풍이 계속해서 만들어지고 있어 우리나라가 영향을 받을지 궁금해진다.

기상청은 20일 이 질문에 한마디로 '희박하다'는 대답을 내놨다. 10월에도 태풍이 발생하지만 이미 북태평양고기압 세력이 수축한 상태라 한반도로 향하는 '태풍길'이 만들어질 가능성이 거의 없기 때문이라는 게 기상청의 설명이다.

여름철 태풍의 이동경로는 태평양 중위도에 중심을 둔 북태평양고기압의 확장 정도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

태풍은 보통 고기압의 중심을 오른쪽으로 바라보면서 이동하는데 북태평양고기압 세력이 우리나라까지 확장한 7, 8월에는 한반도를 향해 태풍이 올라올 가능성이 크다.

7월 태풍은 대만 부근에서 중국 연안을 따라 북상해 서해를 거쳐 우리나라 쪽으로 진행하며, 8월에는 동중국해로부터 한반도를 가로질러 동해로 이동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특히 8월 중순 이후 북태평양고기압 세력이 조금씩 약해져 일본 열도 부근까지 움츠러들면 태풍이 우리나라 쪽으로 향할 확률이 더 커진다고 기상청은 전했다.

북태평양고기압이 본격적으로 수축하는 9월에는 오키나와 동쪽 해상을 지난 태풍이 일본 열도 쪽으로, 10월에는 일본 남쪽 해상을 멀리 지나가는 사례가 빈번하다.

올해도 예외는 없어 현재 북태평양고기압의 중심이 서경 170도, 북위 40도의 태평양 중간 바다까지 이동한 상태여서 저위도에서 발생한 태풍이 한반도를 기착지로 '항해'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기상청은 분석한다.

실제로 9월 말 발생한 제12호 태풍 '말라카스'는 오키나와 해상을 지나 북진해 일본 열도에 상륙하지 못하고 동쪽 해상을 따라 이동하다 바로 소멸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태풍 메기는 중위도 고압대에 버티고 선 강한 고기압의 영향으로 북상하지 못하고 서진해 필리핀에 영향을 줬다"며 "앞으로 태풍이 발생해 북상하더라도 한반도로 올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인터넷뉴스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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