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려봉-나비봉-해운대해빈-병풍절벽… 남극에 우리말 지명 붙여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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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7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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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기지 주변 17개 지형 한국어 표기 지도 제작… 9월 국제공인 받기로
mltm.go.kr서 의견수렴


남극 땅에 우리말 지명을 표기한 지도를 만들기 위해 정부가 국민 의견 수렴에 나섰다.

국토해양부는 전문가들이 마련한 17개 남극 지명안에 대한 의견을 22일부터 홈페이지(www.mltm.go.kr)에서 접수한다고 21일 밝혔다.

일본을 비롯한 각국은 과학연구, 환경보전 등 국익 차원에서 남극 지도를 제작할 때 자국어 지명을 넣었다. 하지만 한국은 1988년 세종과학기지 건설 이후 20여 년 동안 남극조사활동을 해오면서도 아직 우리말 지명을 표기해 국제공인을 받은 지도를 만들지 못했다.

남극 지명안 가운데 하나인 ‘전재규봉’은 2003년 12월 남극 월동대원팀 구조 활동을 하다 순직한 전재규 대원의 희생정신을 기리기 위한 것으로 세종과학기지에서 약 950m 떨어진 봉우리 이름이다.

‘세종봉’은 세종과학기지 주변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로 오래전부터 연구원들이 논문 등에 사용해 왔다. 백두산을 상징하는 ‘백두봉’도 20여 년 동안 연구원들 사이에서 애용됐다. 이 밖에 봉우리 4개의 형상이 삼국시대를 연상케 한다고 해서 이름 붙인 ‘고구려봉’ ‘백제봉’ ‘신라봉’ ‘발해봉’과 봉우리 주변 등고선 형상이 나비 모양과 비슷한 ‘나비봉’, 부산 해운대와 분위기가 비슷하다는 ‘해운대해빈(海濱·바닷가)’, 신생대 시대의 여러 식물화석이 발견된 ‘화석봉’ 등이 있다. 병풍절벽, 세종곶, 촛대암 등의 지명도 제시됐다.

국토부는 의견을 받은 뒤 지명전문가로 구성된 심사단의 평가를 거쳐 우수제안자를 포상할 예정이다. 또 다음 달 국가지명위원회에서 우리말 남극 지명을 최종 결정하고 9월 남극과학연구위원회(SCAR)가 관리하는 남극지명사전(CGA)에 등록을 신청할 계획이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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