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토종 꿀벌 외래전염병 확산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6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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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지리산권 올해 꿀 생산 50% 감소할 듯

토종 꿀벌에 외국에서 들어온 것으로 추정되는 치명적인 질병이 확산되면서 한봉(韓蜂) 농가들의 근심이 커지고 있다. (사)한국토봉협회는 28일 “올해 토종 꿀벌에 봉아낭충부패병으로 추정되는 바이러스 질병이 호남과 지리산권역 한봉 농가에 많이 발생해 토종꿀 생산량이 평년보다 50% 정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들은 “꿀벌의 구제역으로 불리는 봉아낭충부패증은 특별한 치료제가 없는 데다 저온현상까지 겹쳐 집단 폐사 등 피해가 커지고 있다”고 호소했다.

국내 180만 개 벌통 가운데 서양 꿀벌을 키우는 양봉(洋蜂)은 149만 개이고 나머지는 한봉이다. 토종꿀을 생산하는 한국토봉협회에 가입된 전국 회원 1800명 가운데 호남과 지리산권역 회원은 400여 명이다. 호남과 지리산권역에서 전국 토종꿀의 50% 정도가 생산된다.

김종천 한국토봉협회장은 “지난해 강원도에서 시작된 바이러스 질병이 올해 호남과 지리산권역에서 집중 발생하고 있지만 뚜렷한 대응책이 없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봉아낭충부패증이 해외에서 연간 1500t 정도 수입되는 꽃가루에 묻어 국내에 들어온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양봉은 2002년도부터 아카시아잎 혹벌레 때문에 아카시아 잎이 빨리 말라죽는 현상으로 생산량이 감소했다가 2008년부터 생산량을 회복했다. 올해는 이상저온 현상으로 꿀 생산량이 20∼30%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조상균 한국양봉농협 조합장은 “한국은 꿀벌 사육밀도가 세계에서 가장 높아 벌들이 줄어드는 현상이 나타나는 것 같다”며 “벌들이 꿀을 따올 수 있는 꽃나무를 많이 심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벌은 농작물 생산에 필요한 꽃가루 전달자 역할을 하기 때문에 반드시 일정 개체수가 유지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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