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판 위 승조원에 물 튀어… 물기둥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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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5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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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론은 ‘버블제트’

버블제트로 구축함이 두 동강 나면서 물기둥이 솟아오르는 모습. 1996년 6월 호주에서 폭약 300kg이 설치된 어뢰를 9000t급 구축함 2∼3m 아래서 폭발시키는 실험장면이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버블제트로 구축함이 두 동강 나면서 물기둥이 솟아오르는 모습. 1996년 6월 호주에서 폭약 300kg이 설치된 어뢰를 9000t급 구축함 2∼3m 아래서 폭발시키는 실험장면이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천안함이 침몰할 때 물기둥이 솟아올랐는지는 민군 합동조사단의 조사 기간 내내 논란거리였다. 해안 경계를 섰던 초병은 “물기둥을 봤다”고 진술을 했지만 배 안에선 물기둥을 봤다는 생존 장병들이 없었다.

민군 합동조사단이 지난달 25일 절단면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비접촉 수중폭발이 유력하다”고 밝혔을 때도 정치권이나 일부 언론에선 버블제트 폭발의 핵심적인 특징인 물기둥을 본 사람이 없다며 암초에 의한 좌초설, 피로파괴설 등을 강하게 제기하기도 했다.

민군 합동조사단은 20일 최종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네 가지 근거를 들며 천안함 침몰 당시 수중폭발로 인해 물기둥이 발생했다고 결론내렸다.

△백령도에서 근무하던 초병이 해상에서 높이 약 100m, 폭 20∼30m의 하얀 섬광기둥을 발견했다는 진술을 했고 △천안함 좌현 견시병도 폭발과 동시에 넘어진 상태에서 얼굴에 물방울이 튀었다는 진술을 했으며 △생존자들이 천안함을 탈출할 때 좌현 외벽 부분의 움푹 들어간 부분에 물이 고여 있어 발목이 빠졌다는 진술이 나왔고 △폭약이 폭발하면서 발생한 흡착물질 등 잔재들이 함수 포탑부터 함미 포탑까지 선체 전반적인 부분에서 검출됐다는 것이다.

합조단은 또 “시신을 검안했을 때 파편상과 화상의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고 골절과 열창 등이 관찰되는 등 충격파 및 버블효과 때 발생하는 현상과 일치했다”고 덧붙였다. 이기봉 폭발유형분과장(육군 준장)은 “이런 증거들을 종합했을 때 천안함 침몰 때 분명 물기둥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시뮬레이션 결과도 버블제트에 의한 폭발 외엔 다른 침몰 가능성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단은 천안함의 크기나 폭발물의 무기체계 등을 고려해 TNT 45∼420kg의 다양한 무게의 폭발물을 수심 6∼13m까지 여러 수심과 위치 등에서 폭발시키는 시뮬레이션 실험을 했다. 약 30가지 계산 조건을 입력한 결과 가스터빈실 좌현 3m 수심 6∼9m에서 고성능 폭약 250kg 규모가 폭발했을 때 천안함이 변형된 현상과 유사하게 나타났다.

버블제트에 의해 선체가 역 ‘V’ 자로 꺾인 뒤 버블이 수축하면서 선체는 다시 ‘V’ 자 형태로 되면서 함체 중간 부분이 큰 충격을 받고 다시 버블의 2차 충격을 받아 배가 절단됐다는 것이다.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버블제트에 의해 물기둥이 크게 발생하지 않고는 천안함의 절단 형태가 나올 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 동영상 = 北어뢰 파편 공개…천안함 침몰 결정적 증거





▲ 동영상 = 처참한 천안함 절단면…北 중어뢰 공격으로 침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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