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침몰]파편 - 절단면에 X선 비춰보면 폭발 원인과 유형 정확히 규명

  • Array
  • 입력 2010년 4월 20일 03시 00분


코멘트

합동조사단, 180여개 파편 비파괴검사

함미 무기 해체 19일 오전 경기 평택시 해군 제2함대사령부 부두에서 해군 관계자들이 천안함 함미 부분의 무기를 해체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함미 무기 해체 19일 오전 경기 평택시 해군 제2함대사령부 부두에서 해군 관계자들이 천안함 함미 부분의 무기를 해체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천안함 침몰의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구성된 민군 합동조사단은 침몰 해역에서 회수한 180여 개 파편을 분석하고 있다. 합조단이 일단 외부 폭발 가능성이 높다고 잠정 결론을 내린 만큼 파편 분석의 가장 큰 목적은 폭발의 원인과 유형을 찾는 것이다. 이를 위해 금속의 성분 감식이나 가해진 힘의 정도 등을 분석하기 위해 비파괴검사(NDT)를 활용한다.

비파괴검사는 방사선이나 초음파 등을 이용해 대상물을 변형시키지 않고 내부의 구조적 결함 등을 찾아내는 검사 방식을 뜻한다. 무엇보다 천안함과 다른 재질의 금속 성분을 찾아내기 위해 비파괴검사를 활용한다. 예컨대 발견된 파편 성분이 대부분 철로 구성된 천안함과 달리 어뢰에 쓰이는 알루미늄으로 드러날 경우 어뢰 공격을 증명할 수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X선을 검사 대상 금속에 비춰 반사되는 형태를 분석하면 금속의 성분이 무엇인지 알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이승석 한국비파괴검사학회장은 “결정체인 금속은 결정마다 각각의 면이 있다. 이 면에 X선을 쏜 뒤 일어나는 회절(回折)각을 X선 디텍터(0∼360도 측정)를 이용해 측정하면 금속이 어떤 성분인지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X선 회절은 물질에 X선을 쏘면 X선이 몇 가지 방향으로 나타나는 현상으로 금속마다 다른 고유의 회절각이 있다. 권동일 서울대 재료공학부 교수는 “금속마다 고유한 원자 간의 거리가 있으며 X선이 원자를 맞고 튀어나올 때 원자 간 거리가 조밀한 정도에 따라 X선이 돌아오는 밀도가 달라진다. 이 밀도에 따라 금속의 결정 구조를 세밀하게 알아낼 수 있다”고 말했다.

파괴된 천안함 부위에 가해진 충격의 정도와 방향도 비파괴검사를 통해 정밀하게 확인할 수 있다. 천안함 내부에서 폭발이 있었다면 절단면에 가해진 힘이 사방으로 퍼졌을 것이고, 수중에서 폭발해 버블제트 충격이었다면 힘이 일정한 방향성을 가질 것이다. 이런 변형 정도와 방향도 금속의 원자가 애초의 평형상태에서 밀려 이동한 거리의 정도와 방향을 측정함으로써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 권 교수는 “암 치료를 위해 암의 최초 발생 부위를 찾는 것처럼 처음 충격을 받은 부위를 검사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금속 내부에 침투하는 레이저주사 전자현미경을 통해 금속 내부의 단층 이미지를 3차원 영상으로 재현해 절단면과 내부 구조를 분석할 수도 있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